올해들어 코스피지수가 7%대 하락하는 동안 KRX은행 지수는 8%대의 상승률을 보이며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특히 증시의 큰 손인 외국인투자자들이 연일 은행주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날개’ 단 은행주, 금리인상 수혜에 주주친화 더해져 외국인 사자 행렬

▲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3일부터 2월9일까지 외국인투자자는 국내주식시장에서 은행주 991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 기대감과 금융지주들이 속속 내놓고 있는 주주 친화정책까지 더해지며 외국인투자자의 은행주 러브콜이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3일부터 2월9일까지 외국인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은행주 991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에서 3조5226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과 비교된다.

외국인투자자는 KB금융지주 주식을 5042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1월20일과 24일, 2월8일 단 3일을 제외하고 연일 순매수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 외에 외국인투자자의 은행주 순매수 규모를 살펴보면 하나금융지주 3305억 원, 신한금융지주 2477억 원, 우리금융지주 2286억 원, 기업은행 642억 원, BNK금융지주 406억 원, DGB금융지주 136억 원, JB금융지주 84억 원 등이다. 다만 카카오뱅크 주식은 4467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은행주 가운데 카카오뱅크를 제외한 모든 종목을 순매수했고 그 규모는 1조 원에 육박한다.

이에 국내 4대 금융지주로 꼽히는 KB금융과 하나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등은 나란히 외국인투자자 순매수 규모 5위~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외국인투자자들의 '은행주 사랑'이 부각되는 배경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상해 1.25%까지 올렸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이자수익은 증가한다. 실제로 KB금융(4조4554억 원)과 신한금융(4조193억 원), 하나금융(3조5261억 원), 우리금융(2조5879억 원) 등 은행을 보유한 주요 금융지주들은 기준금리 인상 등에 힘입어 지난해에 모두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2020년보다 무려 98% 증가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 중심의 수익구조가 금리상승 구간에서 되려 우리금융지주의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6bp(1bp=0.01%포인트)의 마진 상승으로 순이자이익이 7.4% 증가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를 2회 더 인상해 현재 1.25%에서 1.7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은행주 투자 매력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금융지주들이 호실적을 바탕으로 중간배당 및 자사주 소각 등 주주친화정책을 펴는 점도 은행주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KB금융의 2021년 연간 배당금은 중간배당 700원을 포함해 2850원이다. 2020년보다 61% 증가했다.

순이익 가운데 배당금의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은 26%에 이른다.

이에 더해 KB금융은 발행주식의 0.8%에 해당하는 346만 주의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환원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KB금융 외에 신한금융의 배당성향은 25.2%, 우리금융 25.3%, 하나금융 26% 등으로 4대 금융지주 모두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배당성향을 회복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기침체 영향으로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배당제한을 권고하면서 한동안 은행주의 배당 매력이 부각되지 못했는데 배당성향을 회복하면서 배당주로써 옛 영광을 되찾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서영호 KB금융지주 전무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2년간 제한된 배당성향을 30% 수준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