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자산 매각 등으로 코로나19 장기전에 대비할까?

호텔신라가 코로나19로 작년에 사상 첫 영업손실을 보면서 재무구조도 악화되고 있다.
 
호텔신라 코로나19에 재무구조 악화, 이부진 장기전 대비할 선택 주목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24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호텔신라가 실적 반등을 할지 주목받고 있다.

호텔신라가 올해 실적개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소형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알선수수료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시내면세점은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제주면세점의 손익도 개선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나아질 부분들만 남았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된 뒤에도 당분간 호텔신라의 영업환경이 좋아지기 힘들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면세점 매출이 정상화되려면 해외여행이 재개돼야 하는데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미국과 유럽에서도 해외여행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블룸버그는 “장거리 비행은 2023년이나 2024년까지도 정상화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호텔신라는 버티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호텔신라의 2020년 말 기준 부채는 2조2699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364%에 이른다. 호텔신라의 부채비율은 2018년 201%, 2019년 284%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일반적으로 100% 미만이면 안정적 수준으로 본다.

호텔신라가 수년 동안 면세점사업을 확장하면서 차임급 규모가 증가한 탓인데 지금처럼 면세점이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는 상황에서는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선택지가 그렇게 많지 않다.

이강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 일부 긍정적 요소도 존재하나 단기간 내에 면세점 주요 수요층인 국제선 여객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은 낮으며 호텔신라는 올해도 예년에 비해 저하된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면세점 회복 전까지는 유의미한 수준의 재무 개선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이 때문에 이부진 사장이 자산유동화 등을 통해 장기간 버틸 체력을 다질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호텔신라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이나 유휴 유형자산 등을 매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호텔신라는 2016년 롯데정밀화학 보유지분 매각으로 약 308억 원, 인천공항 T1면세점 보증금 유동화로 1635억 원의 자금을 마련한 적이 있다. 

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면세업체들이 자체적 실적 개선 외에도 대규모 자산 유동화나 외부자금 유입 등을 통해 재무완충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코로나19 해소시점까지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부동산을 매각하는 방안도 떠오르고 있다. 호텔신라가 보유한 자산을 매각하고 장기 임차계약을 맺어 계속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라스테이제주 등은 이미 건물주와 20년 임차계약을 맺고 호텔신라가 위탁경영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자산 매각 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