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회사채를 향한 투자자들의 우호적 심리가 이어질 수 있을까?

올해 건설사는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대부분 5배가 넘는 초과수요를 확보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건설사 회사채 대접 상전벽해, 주택공급 확대에 공모채에 수요 몰려

▲ 서울 시내 아파트단지 전경.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수요 억제를 위한 규제에서 공급 확대로 돌아선 것이 시장의 투자심리를 바꾼 것으로 파악된다. 이 밖에 코로나19의 백신이 공급되고 있는 점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모채시장에서 건설사에 수요가 몰리며 흥행하는 등 금융시장에서 환영받고 있다.

대우건설, 롯데건설, SK건설, 한화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은 회사채 공모 수요예측에서 충분한 주문을 확보해 대부분 금액을 늘려 발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18일 1200억 발행에 7100억 원의 수요가 몰려 2천억 원까지 발행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같은 날 SK건설은 1500억 모집에 1조2100억 몰렸다고 발표했다.

올해 첫 회사채 발행한 대우건설과 한화건설은 각각 1100억 원, 1200억 원 모집에 성공했다.

한화건설은 4일 진행했던 회사채 공모 수요예측에서 600억 원 발행에 3670억 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와 16일 1200억 원으로 증액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5월 1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서 모두 매각되지 않은 수모를 겪기도 했는데 9개월 정도 만에 투자심리가 크게 바뀌게 된 것이다.

2020년에는 대우건설도 7월 1천억 원 모집에 550억 원, 9월 1천억 원 모집에 100억 원의 주문만 받았다.

GS건설은 6월 진행한 1천억 규모 회사채 공모 수요예측에서 310억 원, HDC현대산업개발은 7월 3천억 원 규모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투자수요 110억 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시장에서 바라보는 시선 완전히 바뀐 데에는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공급 확대로 돌아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4일 정부는 2030년까지 서울 32만3천, 수도권 29만3천, 5대 광역시 22만 가구 등 모두 83만6천 가구를 2025년까지 공급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전체 공급물량 가운데 57만 가구는 도심 내 신규사업을, 26만 가구는 신규 공공택지 지정 등을 통해 확보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2.4공급대책에 따라 압도적 물량의 주택이 공급될 것이기 때문에 민간건설사와 디벨로퍼의 사업기회가 확대된다고 볼 수 있다며 "민간기업은 저개발된 도심 안의 우수 입지를 발굴해 사업을 제안할 수 있으며 설계·시공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종전의 공공주도사업과 달리 이번 대책에는 다양한 민간 참여방안을 포함했다"며 "새로 도입되는 소규모 재개발, 소규모 주택 정비 관리지역은 민간의 단독사업을 원칙으로 시행되는 만큼 활발한 민간 참여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토교통부가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요건,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분양가 상항제 등 규제를 통해 집값을 안정시키려 했던 것과 비교하면 정책의 방향이 건설시장에 우호적으로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밖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공급이 가시화되면서 멈춰섰던 건설현장과 사업에 속도나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건설사들의 공모채 흥행에 영향 미쳤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건설, GS건설, 한화건설, 삼성엔지니어링, SK건설, 쌍용건설 등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현장이 멈추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