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기업가치가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 추진을 계기로 재평가되고 있다.

강희석 SSG닷컴 대표이사 겸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은 SSG닷컴의 몸집을 불리는 데 집중해 네이버, 쿠팡과 함께 이커머스 3강 구도를 형성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오늘Who] 쿠팡 상장에 SSG닷컴 다시 보여, 강희석 몸집 빨리 키운다

강희석 SSG닷컴 대표이사 겸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이커머스시장의 재평가와 함께 SSG닷컴의 경쟁력도 부각되고 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SG닷컴의 거래액(GMV)과 손실 규모를 고려할 때 쿠팡의 상장은 SSG닷컴의 재평가에 긍정적 모멘텀(동력)을 더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SG닷컴의 적정 기업가치를 쿠팡의 10분의 1수준인 3조~5조 원으로 추산했다.

SSG닷컴이 기업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몸집을 키워야 한다. 쿠팡이 영업손실을 내는 기업이지만 지금과 같은 가치로 평가를 받는 것은 외형 확장전략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룬 영향이 가장 크다.

이커머스에서는 물류 경쟁력이 핵심요소인데 물류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대표적 사업이다. 회사의 규모나 시장 점유율이 클수록 처리하는 물량이 많아지고 물량이 많아지면 한정된 자원을 최대의 효율로 배치하는 것이 쉽다.

이 때문에 미국 이커머스기업 아마존도 여전히 순이익보다는 외형 확대를 우선하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강 사장은 우선 오픈마켓 진출로 SSG닷컴의 상품 수나 취급 규모를 키우는 것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오픈마켓은 인터넷에서 판매자와 구매자를 직접 연결하여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곳을 말한다.

SSG닷컴은 그동안 상품을 직접 사들여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 때문에 오픈마켓과 비교해 품질관리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거래액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SSG닷컴은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최영준 전 티몬 부사장을 영입했는데 이는 오픈마켓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영준 최고전략책임자는 티몬에서 시간대별 특가상품을 선보이는 ‘타임커머스’로 성과를 낸 인물이다.

강 사장은 오픈마켓 진출을 통해 올해 거래액을 4조8천억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거래액보다 22% 증가하는 것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오픈마켓 진출은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으며 아직 시기는 정해재지 않았다”며 “기존 사업과 함께 투트랙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SG닷컴이 몸집을 키우기 위해 경쟁 이커머스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최근 거래액 기준 국내 3위 이커머스기업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왔는데 신세계그룹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가 원하는 5조 원을 마련하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온라인사업 강화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불가능하지는 않다.

만약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면 거래규모 면에서 네이버, 쿠팡과 함께 3강구도를 갖추게 된다.

네이버와 협력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1월28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만났는데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커머스사업의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강희석 사장도 참석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판매자들이 SSG닷컴에서도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거나 SSG닷컴이 아예 네이버쇼핑 안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이 차지하는 시장 못지않게 새로 열리는 시장도 크다”며 “이커머스업계의 경쟁 강도가 상승함으로써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현재 이커머스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기타 사업자들은 대형 플랫폼에 편입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SSG닷컴이 몇 년 안에 기업공개(IPO)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SSG닷컴이 신선식품에서 특별한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외형이 좀 더 커진다면 기업공개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기업공개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고 있지만 당장 기업공개가 필요할 만큼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 아니다”며 “몇년 뒤 매출 등 기업가치가 크게 증가하고 SSG닷컴에 투자한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와 BRV 등이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원한다면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