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인 BNK부산은행장과 황윤철 BNK경남은행장이 임기 만료를 나란히 앞두고 있다.

빈 행장과 황 행장이 모두 연임해 BNK금융지주에서 김지완 대표이사 회장의 뒤를 이을 유력한 내부출신 회장후보로 남을 수 있다는 전망이 유력하다.
 
빈대인 황윤철 BNK금융 회장후보로 남나, 은행장 연임에 무게 실려

빈대인 BNK부산은행장(왼쪽)과 황윤철 BNK경남은행장.


다만 두 곳 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장기간 부진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영진 교체를 통해 쇄신을 시도할 수 있다는 시선도 고개를 들고 있다.

21일 BNK금융에 따르면 부산은행장과 경남은행장 인선 절차는 2월부터 각 계열사 임원후보 추천위원회를 통해 진행된다.

빈대인 행장과 황윤철 행장 임기가 모두 3월 말에 끝나는 만큼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빈 행장은 2017년 9월, 황 행장은 2018년 3월 취임해 금융회사에서 일반적으로 보장하는 임기 3년을 모두 채웠다.

그러나 김지완 회장이 그동안 빈 행장과 황 행장을 두고 각각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내부 사정에 정통하다는 점을 들어 신임을 보여 온 만큼 연임이 유력하다고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 회장이 취임한 뒤 시작돼온 BNK금융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체질 개선작업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행장을 교체하기 좋은 시기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BNK금융은 올해부터 투자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꿔내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BNK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하는 계열사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도 이런 변화에 맞춰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서울과 수도권의 투자금융 관련된 조직 및 인력을 강화하면서 적극적으로 그룹 차원의 사업전략 추진에 기여하고 있다.

빈 행장과 황 행장이 김 회장의 뒤를 이을 BNK금융지주 다음 회장후보에 유력한 인물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김 회장 임기가 끝날 때까지 2년 더 연임을 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김 회장 임기는 2023년 3월에 끝나는데 BNK금융지주 내부 규정에 따라 재연임을 할 수 없다.

김 회장은 외부출신 회장이라는 한계를 넘고 성세환 전 회장의 주가 조작사태 등으로 흔들리던 BNK금융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실적 안정화 등에 좋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BNK금융지주가 회장 내부승계 원칙을 정해둔 만큼 이번에는 외부출신 회장이 오를 가능성이 낮다.

자연히 핵심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행장이 다음 회장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할 가능성이 큰데 행장 인사에서 이런 점이 고려될 수밖에 없다.

빈 행장과 황 회장은 모두 김 회장과 함께 2020년 1월 BNK금융지주 회장후보 숏리스트에도 포함됐다.

다만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실적 부진의 골이 깊어지며 김 회장이 은행계열사에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은 빈 행장과 황 행장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2020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부산은행 순이익은 2019년 3분기 누적 순이익보다 27.6%, 경남은행 순이익은 8.9%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역경기 침체와 금리 하락으로 은행 영업환경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영향을 받았지만 다른 지방은행과 비교해도 순이익 감소폭이 큰 편이다.

같은 기간 대구은행 순이익은 14%, 광주은행 순이익은 1.4%, 전북은행 순이익은 5.2% 줄었다.

김 회장이 최근 은행 영업환경 변화를 고려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합병 등 다양한 계획을 고려했다고 밝힌 만큼 세대교체 인사와 같은 쇄신작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디지털과 글로벌 등 신성장분야에 감각이 밝은 인물로 행장이 교체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빈 행장은 최근 부산은행 상반기 전략회의를 열고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황 행장도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디지털을 최우선으로 둔 미래지향적 조직문화 구축과 새로운 금융시장 환경에 대응하는 변화를 추진목표로 제시했다.

행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각각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올해 체질 개선작업에 더욱 속도를 내도록 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빈 행장과 황 행장이 코로나19 사태 타격과 금융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과 비전을 증명하는 일이 연임에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김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일반적 상업은행 업무에만 의지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변화를 받아들이고 과감히 도전해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