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가 일본에서 활동할 보이그룹를 키우는 작업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해외에서 K팝시스템에 기반해 글로벌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현지화전략을 본격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일본 보이그룹 키우기, 방시혁 현지화전략 본격화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15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방 대표를 비롯해 피독(강효원) 프로듀서, 손성득 퍼포먼스 디렉터 등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요 제작자들이 2021년 하반기부터 일본에서 활동할 보이그룹 발굴과 육성에 참여한다.

이번 보이그룹은 지난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CJENM에서 함께 진행한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랜드’ 참가자 5명에 더해 현지에서 오디션을 통해 뽑은 추가 인원으로 구성된다.

아이랜드가 일본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점을 고려하면 방 대표가 준비하는 이번 보이그룹의 성공 가능성도 비교적 높게 점쳐진다. 

아이랜드 오디션 프로그램은 일본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아베마’를 통해 현지에 방영됐는데 조회 수가 상당히 높게 나왔다.

아이랜드를 통해 데뷔한 보이그룹 ‘엔하이픈’ 첫 음반도 일본 오리콘 데일리 앨범차트와 아이튠즈 ‘톱앨범’ 차트에서 각각 1위에 올랐다. 

아이랜드에 참가했던 멤버들은 데뷔 전부터 일본에서 인지도를 쌓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이 멤버들 가운데 2명이 일본인인 점도 현지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

방 대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기업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은 국내에서 활동해 인기를 얻은 뒤 해외로 진출하는 방식을 밟아왔다.

반면 이번 보이그룹은 일본 현지를 중심으로 글로벌에서 활동을 펼치게 된다. 방 대표가 해외 현지화전략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방 대표는 2020년 10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기념식에서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2020년 5월 방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의 역할을 재편하는 과정에서도 그 목적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라고 들기도 했다.

글로벌기업화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사업 다변화에 나서고 있는데 해외 레이블과 협력을 통한 현지 아티스트 발굴도 그 가운데 하나다.

현지에서 팬덤을 더욱 빠르게 모을 수 있는 데다 K팝시스템 자체를 현지에 접목하면서 문화적 영향력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방 대표는 오래 전부터 “우리도 이제 한류시스템을 수출해 현지화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왔는데 현실로 구체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BTS)으로 차별화된 글로벌 기획역량을 증명했다”며 “글로벌 인지도를 이미 확보한 멤버 구성 등을 고려하면 이번 보이그룹도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