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영풍 대표이사 사장이 2021년 환경문제를 개선해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의 지속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무겁다.

석포제련소가 환경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가동을 멈춘다면 영풍은 실적에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이강인 영풍 석포제련소 이전요구 막기 안간힘, 환경개선사업에 매달려

이강인 영풍 대표이사 사장.


14일 영풍에 따르면 석포제련소는 비철금속 생산 공정에서 발생한 오염물이 지하수를 통해 외부로 새나가지 않도록 하는 ‘지하수 차집시설’ 설치를 위해 경북 봉화군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영풍은 모두 430억 원을 들여 석포제련소 외곽에 지하수 차집시설을 설치할 계획을 세웠는데 하천을 사용해야 하는 만큼 사전에 군청으로부터 하천 점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봉화군 관계자는 “석포제련소로부터 설계도면 등을 제출받아 서류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석포제련소 측과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으며 보완작업 등을 거쳐 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영풍은 주무관청의 인허가가 나면 곧바로 공사를 시작할 계획을 세웠다.

영풍 관계자는 “지하수 차집시설은 지난해 320억 원을 들여 구축한 무방류설비 시스템과 함께 석포제련소 환경개선 활동의 핵심”이라며 “하루 빨리 인허가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영풍은 올해 말 환경부의 통합환경허가 심사를 앞두면서 석포제련소의 환경 개선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영풍은 올해 통합환경허가를 받지 못하면 조업정지를 넘어 석포제련소의 이전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상류에 자리잡아 인근 토양뿐 아니라 낙동강 전체의 수질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비판을 10년 가까이 받고 있다. 논란이 장기화하면서 근본적 수질 불안을 없애기 위해 공장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0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대구지방환경청 국정감사에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석포제련소 문제는 이전밖에 답이 없다”며 “석포제련소는 통합환경허가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하루라도 빨리 이전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영풍은 석포제련소가 환경문제로 문을 닫는다면 실적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

영풍은 영풍그룹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핵심 계열사로 석포제련소는 영풍 개별기준 매출의 95% 이상, 연결기준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석포제련소 환경개선 작업을 이끌고 있는 이강인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 사장은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금속공학으로 석사학위, 미국 유타대학교 대학원에서 금속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경영인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을 거쳐 2015년 영풍에 합류했다.

2016년 3월 영풍 대표에 올라 5년 가까이 영풍을 이끌고 있는 만큼 누구보다 석포제련소 환경문제를 잘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석포제련소 환경문제는 2014년 처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문제가 제기된 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환경노동위 국감 도마 위에 오르는 등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 사장이 환경개선사업에 힘을 싣는 일은 환경부와 진행 중인 법적 다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이강인 영풍 석포제련소 이전요구 막기 안간힘, 환경개선사업에 매달려

▲ 영풍 '그린노트' 블로그 화면 캡쳐.


석포제련소는 2018년 환경부 조사에서 물환경보전법 위반사항이 적발돼 20일 조업정지 처분을 받아 현재 환경부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또 2019년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120일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다가 경북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해 초 60일 조업정지로 감경받았다. 

석포제련소는 20일 조업정지 처분과 관련해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했는데 2월 말 결과가 나온다. 석포제련소는 항소심 결과를 지켜본 뒤 60일 조업정지 처분도 대응할 방침을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석포제련소가 60일 조업정지 제재를 놓고도 조업정지처분취소 행정소송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데 재판 기간 새로운 환경논란에 휘말린다면 재판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영풍은 우호적 여론 조성 등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영풍 그린노트’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환경 개선사업 홍보에도 힘을 싣고 있다.

최근에는 2017년 안동댐 인근 300마리 왜가리 집단 폐사의 원인이 석포제련소가 아니라 경쟁종인 중대백로의 공격이라는 대구지방환경청의 조사결과를 알리는 콘텐츠를 통해 석포제련소의 환경문제와 관련한 오해를 해명했다.

이 사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도 무엇보다 석포제련소 환경문제 개선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올해 말까지 받아야 하는 통합환경허가는 석포제련소의 생존 가능성을 묻는 냉정한 시험대”라며 “2021년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는 친환경제련소로서 지속가능성을 증명해 보이는 것으로 올해 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낙동강 윗물과 아랫물의 수질이 같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