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태 퍼시스그룹 회장이 가구 유통업계 위기를 디지털 전환으로 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퍼시스그룹은 2000년대 값싼 해외 가구들의 도전을 디자인 역량으로 극복했는데 이런 DNA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퍼시스그룹 코로나19에 온라인 타기 안간힘, 이종태 디지털에 집중

▲ 이종태 퍼시스그룹 회장.


10일 퍼시스그룹에 따르면 현재 2021년 정기채용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채용에서 200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IT 코딩페스티벌을 진행해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인재를 다수 뽑는다.

또 IT직군에 대해선 상시채용을 통해 언제든지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최근 가구업계는 다시 한 번 급속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물류흐름과 거래가 모두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온라인 쇼핑동향 조사에 따르면 2020년 1~11월까지 온라인쇼핑을 통한 가구 거래액은 3조5980억 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 거래액보다 50.1% 증가했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퍼시스그룹은 디지털 인재를 확보하는 것부터 공을 들이고 있다.

퍼시스그룹 관계자는 “퍼시스그룹은 디지털부서를 기존 사업을 보조하는 조직이 아니라 그룹의 핵심부서로 만들려고 한다”면서 "이를 위해 IT직군 인력도 해마다 20%씩 증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매출 대비 IT인력 비율에서 퍼시스그룹이 다른 가구기업들보다 2배 이상 앞서고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우선 인재를 확보한 뒤 다음 단계로 차근차근 넘어간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퍼시스그룹은 그동안 솔루션업체 등을 통해 하드웨어적 디지털 전환은 상당부분 진척해 놓았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고객상담을 진행하고 물류영역에서는 적재와 운반을 자동화했다. 생산에서는 1만 가지 도장방법을 머신러닝으로 학습할 수 있는 로봇을 도입했다. 

이 회장은 이렇게 업무 과정에서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자동화로 대체해 직원들이 고부가가치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 최종적으로는 모든 임직원이 분야에서 컨설턴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복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퍼시스그룹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모든 의사결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지니고 있다”며 “IT 전문지식이 없더라도 직원들이 데이터에 접속해 분석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고 말했다.

퍼시스그룹은 1983년부터 가구사업을 해왔는데 1990년대부터 따로 의자연구소를 세워 준비할 만큼 디자인 경쟁력을 중요시해왔다. 현재 500여 명의 임직원 가운데 87명을 디자인 인력으로 두고 있다.

퍼시스그룹은 계열사 디자이너들이 함께 모여 일하는 '스튜디오 원'을 건립하고 디자인 예산에는 한도를 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디자인 경쟁력에 힘을 쏟은 결과 퍼시스그룹은 2000년대 가구관세 철폐에 따라 저렴한 중국산 가구와 해외 명품가구 공세를 받아 국내 가구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성장할 수 있었다.

현재 퍼시스그룹은 한샘, 현대라바트, 이케아에 이어 국내 4대 가구기업으로 손꼽힌다. 2018년 기준 퍼시스그룹 매출은 7천억 원 수준이다.

핵심 계열사는 사무가구 전문기업 '퍼시스', 의자 전문기업 '시디즈'다. 퍼시스그룹 계열사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가구 유통환경이 급변하면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퍼시스는 기업 사이 거래(B2B)와 오프라인 매장에 많이 기대고 있는데 어려움에 빠졌다. 사무가구 전문 브랜드 ‘퍼시스는 2020년 연결기준 1~3분기 누적 매출 2069억 원, 영업이익 189억 원을 냈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7%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21.6% 늘었다.

반면 시디즈는 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B2C)와 온라인몰 판매비중이 높은데 실적이 늘고 있다. 의자 전문 브랜드 시디즈는 2020년 연결기준 1~3분기 누적 매출 1662억 원, 영업이익 147억 원을 올렸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3.9%, 영업이익은 108.2%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