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정 이랜드차이나 대표이사가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이랜드의 중국사업에서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랜드차이나는 이랜드그룹의 중국 패션사업을 총괄한다.
 
이랜드 중국 패션사업 다시 희망 봐, 정수정 디지털 전환 매달린 성과

▲ 정수정 이랜드차이나 대표이사(전무).


10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이랜드차이나는 2020년 광군제 마케팅에 그동안 축적한 온라인채널 역량을 쏟아부어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을 상당부분 만회했다.

이랜드차이나는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을 크게 받았다. 코로나19 첫 발생지인 중국 우한에만 30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그만큼 피해가 막심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1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최초로 발생하자 긴급 상황 대응팀을 꾸려 대응했는데 정 대표가 내놓은 해법은 빠르고 과감한 온라인채널 강화였다.

이랜드차이나는 2017년부터 사업 구조조정을 비롯해 중국 빅테크기업 알리바바와 협력을 통한 온라인채널 강화를 추진해왔는데 비상상황이 발생하자 변화에 속도를 냈다.

또 중국 패션시장에 진출한 이후 26년 동안 쌓아온 트렌드 분석과 고객특성, 상품특징, 방문객 수, 구매추이 등의 데이터를 상품 기획에 활용해 기획한 상품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확률을 끌어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 광군제 기간에 현지 주요 온라인몰인 티몰의 패션 카테고리별 판매순위에서 이랜드그룹의 아동 브랜드 ‘포인포’는 10위권 안에, 여성복 브랜드 ‘이랜드’는 20위권 안에 들어가는 성과를 냈다.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그동안 중국에서 한국 패션 브랜드가 이 정도로 두각을 나타낸 적은 없었다.

이랜드차이나는 지난해 중국 광군제 기간에 온라인몰에서 매출 4억7500만 위안(약 800억 원)을 달성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이랜드차이나는 2015년 이후 중국에서 패션사업 수익성이 떨어지고 2017년 한한령 위기까지 닥치자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알리바바와 손잡고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았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광군제에서 낸 실적은 이랜드차이나가 디지털 전환을 이뤄 중국 이커머스시장에 적응한 결과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2019년 부대표 시절부터 이랜드차이나의 온라인채널 강화를 이끌었다.

김우섭 전 이랜드차이나 대표(현 이랜드리테일 대표)가 재무 전문가로서 이랜드차이나의 사업 구조조정에 힘쓰는 동안 영업 전문가로서 중국 패션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매달렸다.

정 대표는 40만건 이상의 주문 상품을 당일에 발송할 수 있도록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하루배송서비스를 가능하도록 만들고 ‘O2O 재고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해 하루배송 비율을 기존 47%에서 90%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동시에 이랜드차이나가 중국의 새로운 유통채널에 적응하는 데도 힘을 보탰다.

특히 2019년 중국 인터넷기업 텐센트의 라이브커머스앱 '샤오청쉬'에서 이랜드차이나의 브랜드를 홍보해 줄 파트너를 대거 확보했고 이밖에 다른 주요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왕홍(중국의 인플루언서)들도 포섭해 빠르게 변화는 중국 이커머스 환경에 대응했다.

2020년 광군제에서의 실적은 그동안 정 대표가 진행해온 이랜드차이나의 온라인채널 강화가 만들어낸 성과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정 대표는 고려대 가정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이랜드그룹에 입사해 20여 년 동안 브랜드영업에서 잔뼈가 굵었다.

영업분야에서 성과를 바탕으로 2003년 이랜드월드 로엠 본부장에 올랐다. 이후 2008년 이랜드차이나 로엠 본부장, 2013년 이랜드차이나 미쏘 브랜드장, 2014년 이랜드월드 글로벌 미쏘 BU장 등을 거쳐 중국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이랜드월드 대표에 오르며 이랜드그룹 최초의 여성 CEO가 됐다. 2019년 이랜드차이나 부대표를 거쳐 2020년 이랜드차이나 대표를 맡았다.

정 대표는 이랜드월드 대표 시절부터 중국 이커머스기업들과의 제휴를 강조해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