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외부인재 영입을 내걸었다.

코로나19에 따른 유통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직된 기업문화를 바꾸는 길은 외부 수혈이라는 것이다.
 
이마트 과감한 외부인재 수혈 내걸어, 정용진 '늘 새로운 신세계' 원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6일 신세계그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정 부회장은 유통업계에 불어닥친 변화에 외부인재 수혈을 통해서 대응하려 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에 부족한 전문성을 지닌 외부인재를 영입해 ‘늘 새로운 신세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을 두고 정 부회장이 올해도 외부인재 수혈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통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내부인재만으로는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전통적 유통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는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유지를 힘들게 만들고 있다.

과거 이커머스 사용을 꺼리던 중장년층까지도 이제 온라인 비대면서비스로 넘어가면서 더이상 예전과 같은 사업을 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컨설팅기업 출신의 외부인사인 강희석 이마트 대표에게 이마트의 체질 개선을 맡겨 성공을 이끌었다.

강희석 대표는 대형할인점 이마트를 핵심경쟁력인 신선식품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취임 1년 만에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마트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7년 4분기 이후 11분기 연속 감소하다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마트는 2020년 3분기 매출 5조9077억 원, 영업이익 1512억 원을 내며 2019년 3분기보다 매출은 16.7%, 영업이익은 30.1% 늘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의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변화의 방향을 조언받는 것과 실제로 추진하는 것 사이의 뚜렷한 차이를 체감했을 수 있다.

강 대표가 컨설턴트로서 이마트에 10년 가까이 조언했지만 변화는 지지부진했으나 직접 키를 잡은 뒤 일사천리로 바뀌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그룹에 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외부인재 수혈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전통적 유통업의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외식, 식품제조, 서비스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노력을 펼쳐왔다.

정 부회장은 신사업영역에서도 외부인재 수혈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이마트 계열사 가운데 신세계L&B와 신세계푸드에는 외부에서 검증을 받아 영입된 인재가 대표를 맡고 있다. 우창균 신세계L&B 대표는 롯데주류에서,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맥도날드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다.

현재 이마트는 식품 및 서비스분야에서 막 기지개를 켜는 신사업들이 있어 정 부회장은 경험이 많은 업계 전문가를 영입하면 그만큼 빠른 시간 안에 성과를 만들고 효과 역시 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 외부로부터 영입되는 인재가 늘어나게 되면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는 것은 과제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정 부회장은 내부인재라도 판을 바꿀 수 있는 대담한 사고를 할 수 있다면 중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신년사에서 "성장 가능성 있는 내부인재는 적극 중용하겠다"면서 "다른 경험, 다른 전문성, 다른 사고방식을 지닌 다양한 인재를 받아들이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