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이 내년에 새로운 고급 아파트 브랜드를 내놓을까?

포스코건설은 주택시장 경쟁심화에도 새 브랜드 출시보다는 기존 브랜드 ‘더샵’의 고급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서울 강남권 도시정비사업 확대 여부에 따라 전략이 바뀔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포스코건설 새 고급 아파트 브랜드 내놓을까, 서울 강남 수주전이 변수

▲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


21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내년 주택시장에서 대형건설사들의 아파트 브랜드 고급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내년에 고급 아파트 브랜드 출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공능력평가 1~9위 건설사 대부분이 고급 아파트 브랜드를 갖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고급 아파트 브랜드를 내놓는다면 시공능력평가 1~9위 건설사 가운데 고급 브랜드를 갖추지 않은 곳은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건설만 남게 된다. 

이 3사 가운데 포스코건설은 주택시장 브랜드 경쟁에서 삼성물산, GS건설과는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물산 ‘래미안’과 GS건설 ’자이’는 아파트 브랜드 가운데서도 독보적 위상을 지니고 있는 만큼 두 회사는 따로 고급 아파트 브랜드를 마련할 필요성이 낮다고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래미안과 자이만으로도 주택분양이나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경쟁사들의 고급 브랜드와 대등한 경쟁을 펼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샵은 아직 래미안이나 자이의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만큼 포스코건설은 더샵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거나 고급 아파트 브랜드를 따로 내놓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포스코건설은 우선 더샵의 브랜드 강화로 주택시장 경쟁에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샵으로 올해 서울 서초구 신반포21차 재건축사업, 부산 남구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 등 굵직한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면서 자신감을 지니게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 원 이상의 수주를 확보하며 주택시장에서 입지가 한 단계 더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포스코건설은 12월 배우 김수현씨를 홍보모델로 선정해 더샵 광고활동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더샵 홍보모델을 선정한 것은 2011년 배우 장동건씨 이후 약 10년 만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고급 브랜드를 따로 내놓을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며 “주요 도시정비사업 수주로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더샵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포스코건설이 서울 강남권에서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는 만큼 내년 수주상황에 따라 고급 브랜드 출시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포스코건설이 더샵 브랜드 강화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더라도 강남권 수주를 늘리지 못한다면 새 브랜드 출시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권 도시정비사업 수주는 아파트 브랜드와 건설사 주택사업 인지도를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진다. 

지방은 물론 서울에서 아무리 많은 분양실적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서울 강남권 단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주택사업에서 '전국구' 대형건설사로 인정받지 못한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대림산업의 '아크로',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써밋', 롯데건설의 '르엘' 등 대형건설사들의 고급 아파트 브랜드는 모두 서울 강남권 단지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기도 하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주택 브랜드의 가치는 강남권 단지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더샵은 물론 래미안이나 자이도 강남권 수주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면 건설사들은 브랜드 재편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