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에서 CJ의 경영전략총괄은 요직이다. 연말 임원인사에서 경영전략총괄을 거친 인사들이 주요 계열사 대표를 맡았다. 경영전략총괄은 사실상 주요 계열사 대표를 맡기 위한 엘리트 코스인 셈이다.

임경묵 경영전략총괄 부사장에 시선이 모이는 까닭이다.
 
CJ의 요직 경영전략총괄 맡은 임경묵, 경제학자 출신의 안목 보여주나

▲ 임경묵 CJ 경영전략총괄 부사장.


14일 CJ에 따르면 임 경영전략총괄 부사장은 전략기획팀장으로서 활동한 공을 인정받아 경영전략총괄에 올랐는데 경제학자 출신인 만큼 CJ가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임 경영전략총괄은 브라운대학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 동안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거시경제와 금융경제 파트에서 연구원을 지낸 정통 경제학자다.

이후 2011년 두산 전략지원실, 2014년 CJ 전략기획팀을 거치며 전략 전문가로서도 경력을 쌓았다.

현재는 CJ 경영전략총괄과 CJ 미래경영연구원 부원장을 함께 맡고 있다.

임 경영전략총괄은 2014년부터 경영전략팀장으로 신현재 당시 경영총괄과 손을 맞췄고 2017년부터는 전임 최은석 경영전략총괄과 함께 CJ제일제당의 슈완스 인수와 CJ그룹과 네이버의 제휴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뒷받침했다.

이번에 경영전략총괄에 오르면서 코로나19라는 최악의 변수를 맞딱뜨린 CJ그룹의 장기전략을 경제학자의 눈으로 그릴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임 경영전략총괄은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10년 동안 국내 3대 경제 싱크탱크로 불리는 KDI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던 만큼 이전의 경영전략총괄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CJ그룹은 현재 가공식품과 바이오소재, 물류사업에서는 호황을 맞고 있으나 외식·미디어 사업에서는 부진을 겪고 있다.

또 2013년부터 '월드베스트 CJ' 전략을 추진하면서 굵직한 투자를 단행한 데 따른 재무부담이 커지면서 2019년 10월부터는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수익성에 매달리고 있다.

해외에서 경제학자 CEO를 선임해 사업의 근간을 바꾸는 파격적 구조조정을 실시한 사례로 영국의 존 루이스 백화점을 들 수 있다.

존 루이스 백화점은 영국의 대표 백화점 가운데 하나로 1864년 처음 문을 열었다. 올해 초 코로나19로 소매유통사업이 힘들어지자 경제학자 CEO를 선임해 150여 년 만에 소매사업에서 주택임대, 주택보험 등 부동산사업으로 선회하는 파격적 변화를 줬다. 샤론 화이트 존 루이스 백화점 CEO는 2030년까지 총매출의 40%를 소매업 이외의 사업에서 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경영총괄(현 경영전략총괄)은 2013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2013년 7월 만들어졌다.

이 회장 부재에 따라 CJ그룹이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되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처음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이 컸으나 점차 사업 전반에 걸친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적극적 역할을 하면서 위상이 높아졌다.

이후 경영전략총괄로 이름을 바꿨으며 2018년 전략 기능을 강화한데 이어 2019년에는 마케팅총괄조직을 흡수해 권한이 강해졌다.

역대 경영총괄(경영전략총괄)들은 모두 CJ그룹의 핵심계열사 대표이사 자리를 맡았다.

초대 경영총괄 허민회 사장은 2013년 7월 CJ 초대 경영총괄을 맡아 이재현 회장이 자리를 비웠던 CJ그룹의 비상경영체제를 지원했다. 이후 CJ올리브네트웍스와 CJ오쇼핑, CJENM 대표를 맡았고 올해 12월 CJCGV 대표에 내정됐다.

신현재 CJ기술원장 사장은 허 사장 후임으로 경영총괄을 맡아 월드베스트 CJ로 대표되는 이재현 회장의 비전을 구체화했고 2017년부터 CJ제일제당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신 사장 후임인 최은석 경영전략총괄은 비상경영체제를 이끌었고 이번에 CJ제일제당 대표에 내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