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을 40대 대표이사가 맡는다. 김찬호 대표이사 내정자가 그 주인공이다.

CJ푸드빌은 사업재편과 외식사업의 전략 변화를 통해 수익성을 회복해야 하는 일이 다급하다. 김 내정자의 발탁도 이런 과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위기의 CJ푸드빌 맡은 40대 김찬호, CEO 젊은 감각에 운명이 달렸다

▲ 김찬호 CJ푸드빌 신임 대표이사표 내정자.


김 내정자는 젊은 감각으로 외식 브랜드를 정비하고 배달서비스 등을 확대해 생존을 위한 자구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11일 CJ그룹에 따르면 이번 정기임원 인사에서 계열사 대표를 맡은 인사 가운데 김찬호 CJ푸드빌 대표 내정자는 유일한 40대다.

김 내정자는 1971년에 태어나 건국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CJ그룹에 입사했다.

CJ제일제당, 지주사 CJ의 요직을 두루 거쳤고 2013년부터 CJ푸드빌에서 투썸본부장, 베이커리본부장 등을 맡아 누구보다 CJ푸드빌를 잘 알고 있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성필 전 CJ푸드빌 대표가 재무 전문가였다면 김찬호 내정자는 식품, 외식업계 전문가다”며 “정 대표가 그동안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면 김 내정자는 외식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은 2016년부터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고 있으며 올해는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CJ푸드빌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실적 반등을 위한 준비작업을 어느 정도 마쳤다.

CJ푸드빌은 9월 빕스와 계절밥상 가정간편식(HMR)을 생산하던 충북 진천 공장을 CJ제일제당에 207억 원에 양도했고 10월에는 근속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현재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 매각을 위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 내정자는 뚜레쥬르를 매각한 뒤 빕스와 계절밥상, 더플레이스 등 남아있는 외식 브랜드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돼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상향되면서 뷔페인 빕스, 계절밥상 등은 음식을 담기 위해 대기할 때 이용자 간격을 유지해야 하는 등 영업이 일부 제한받고 있다.

CJ푸드빌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배달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빕스와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등 간판 브랜드의 대표 메뉴들을 배달 전용 상품으로 출시했고 8월에는 배달 전용 브랜드 ‘빕스 얌 딜리버리’를 론칭해 서비스 가능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또 빕스와 계절밥상은 자체 레스토랑 간편식(RMR)을 출시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김 내정자는 배달 메뉴나 레스토랑 간편식(RMR) 메뉴를 추가하고 유통채널도 확대해 외식사업의 실적 타격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뚜레쥬르까지 매각되면 CJ푸드빌의 미래 성장동력 자체가 없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빕스와 계절밥상 등 CJ푸드빌의 외식 브랜드도 점포 수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CJ푸드빌이 계절밥상 등의 브랜드를 정리하고 CJ제일제당과 합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CJ푸드빌은 이미 올해 ‘비비고’ 브랜드 상표권, 생산설비 등을 CJ제일제당에 이전했다. 2017년에는 파인다이닝 브랜드인 중식당 몽중헌, 일식당 우오 등을 CJ제일제당에 넘긴 사례도 있다.

CJ제일제당은 가공식품 판매호조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재무구조도 안정화되고 있어 CJ제일제당의 CJ푸드빌 흡수합병설에 힘을 실어준다.

현재 CJ푸드빌 지분 96%는 지주사 CJ가 보유하고 있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내외적 환경이 CJ푸드빌에 너무 안 좋아 김 내정자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며 “김 내정자가 외식부문 전략 수립에 능통한 인물인 만큼 변화를 통해 CJ푸드빌의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