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 CJENM 대표이사 내정자가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순위 조작사건에서 촉발된 후폭풍을 수습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CJ그룹은 10일 CJENM 대표이사로 강호성 CJ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강 내정자는 14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검사 출신 강호성, CJENM 맡아 엔터테인먼트 준법경영 시험대 오르다

▲ 강호성 CJENM 대표이사 내정자.


강 내정자는 법조인 출신으로는 처음 CJENM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이전 대표들을 살펴보면 김성수 전 대표는 미디어부문 경험이 많고 허민회 현 대표는 재무전문가 출신이다.

강 내정자는 법조와 엔터테인먼트 양쪽의 전문성을 모두 갖춘 인사로 꼽힌다. 변호사 시절 가수 싸이의 군대 재입대사건 등 연예인과 관련된 굵직한 사건들을 맡았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CJENM의 향후 법적 리스크에 대응하면서 위기관리와 준법감시(컴플라이언스) 등도 강화해 실추된 이미지 복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CJENM의 음악채널 엠넷의 안준영 PD와 김용범 총괄프로듀서는 프로듀스 시리즈에서 투표순위를 조작한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2심까지는 모두 실형이 선고됐다.

2심 재판부가 판결 당시 투표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연습생들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CJENM이 이들에게 피해를 제대로 보상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CJENM은 2심 판결 직후 피해 연습생과 보상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일부 협의는 완료됐다고 밝혔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 피해자들은 물론 시청자들이 추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강 내정자는 이처럼 내우외환에 빠진 CJENM의 실적을 끌어올려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중장기 과제도 안고 있다. 

CJENM은 프로듀스 시리즈를 바탕으로 음악산업부문의 매출 증가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투표조작사건이 불거진 뒤로는 관련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전체 실적도 위협받고 있다. CJENM은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누적 영업이익 1842억 원을 올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7% 감소했다. 

강 내정자는 1964년 태어나 1987년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31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검사로 재직하다가 1998년 변호사로 전업해 법무법인 두우와 광장을 거쳤다.

2013년 CJE&M(현 CJENM) 전략추진실 법무실장으로 영입됐다. 그 뒤 지주사 CJ로 이동했다가 2018년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7월부터는 CJENM 경영지원총괄을 겸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