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대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는 노조 파업을 피할 수 있을까?

현대미포조선 노동조합은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압도적 찬성표를 모아 회사를 압박하고 있는데 신 사장이 어떻게 노조를 달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미포조선 올해는 파업없이 임단협 타결할까, 신현대 회사안 고심

신현대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


17일 현대미포조선에 따르면 신 사장은 노동조합과 교섭을 이어가며 입장 차이를 좁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1996년부터 노조 무파업 명성을 이어왔지만 2019년 처음으로 교섭이 결렬되면서 23년 만에 파업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맏형’격인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을 하면서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자 현대미포조선도 그룹의 눈치를 보며 시간을 끌다 파업을 막지 못했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현대중공업도 최근 2019년과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연계해 교섭을 진행하자는 노조 측 요구를 받아들여 교섭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신 사장도 올해 교섭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상견례 뒤 꾸준히 교섭에 적극적 태도로 임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안에 교섭이 타결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코로나19로 단체교섭을 늦게 시작한 만큼 협상에 속도를 낼 것이다"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 노동조합은 앞서 13일 전체 조합원 2025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참석자 1459명 가운데 1388명의 찬성표를 얻어 파업에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울산지방노동위원회가 노사교섭을 더 진행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리면서 신 사장으로서는 노조와 입장 차이를 좁힐 시간을 벌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앞서 6월 임금 11만5746원(기본급 대비 5.75%, 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최소 250% 보장,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폐지 등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요구안을 회사 측에 전달했다.

또한 노조는 현대미포조선이 3분기 영업이익 113억 원을 거둬 직전 분기보다 개선됐다는 점을 들며 임금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신 사장으로서는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임금과 단체협약을 모두 충족시키는 안을 내놓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임금인상은 그룹사인 현대중공업의 올해 임금 인상분에 한계가 있는 만큼 현대미포조선이 노조가 요구하는 금액을 올려주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와 조선업황의 불황으로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기가 쉽지 않다.

다만 올해는 임금뿐 아니라 단체협약도 교섭대상이라는 점에서 신 사장은 단체교섭에서 노조의 입장을 많이 반영한 제시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협약 내용 중에는 정년 연장, 임금 피크제 폐지, 신규 채용 및 조합원 범위 확대, 고용보장 등이 있다. 노조는 이 가운데 조합원 범위 확대문제를 제외하고는 사측과 충분한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노사가 단체협약 2회독을 마치며 서로 입장 좁히기에 힘쓰고 있다”며 단체교섭을 타결에 적극적 의지를 보였다.

신 사장으로서는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큰 부담이다.  

현대미포조선은 2020년 11월 기준으로 17억5870만 달러어치 선박을 수주해 올해 수주목표 36억5천만 달러의 48%를 채웠다.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36척, LPG(액화석유가스)운반선 5척, 전기추진 여객선 1척, 로팍스선(RO-PAX, 여객과 화물을 동시에 운송할 수 있는 선박) 1척을 수주한 만큼 노조의 파업은 조업 차질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