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소규모 친환경에너지사업에서 수주를 늘리며 희망찾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가스터빈과 풍력터빈, 수소 등 친환경사업의 수익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 에너지 전환 버틸 체력 위해 작은 친환경사업도 훑는다

▲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


30일 두산중공업 안팎에 따르면 올해 수주잔고가 지난해와 비교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두산중공업은 6월 말 기준으로 수주잔고 13조6812억 원을 확보했다. 이는 2019년 수주잔고 14조2036억 원보다 5천억 원가량 모자라는 규모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에 발전사업 수주가 몰린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두산중공업은 올해 수주잔고가 지난해와 비교해 늘어날 것이다"며 “이는 다양한 소규모 친환경사업에서 수주성과를 올린 데 따른 것이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100MW(메가와트)급 제주 한림해상풍력 프로젝트도 올해 안에 수주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은 7월부터 해외에서 다양한 친환경사업에서 수주성과를 올리면서 수주잔고를 채워나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참여가 활발하지 않았던 수력발전소나 폐자원 에너지화플랜트 건설사업 등 소규모 친환경에너지사업 수주에 힘쓰고 있다는 점이 눈여겨 볼 만하다. 

두산중공업은 8월 폴란드에서 2200억 원 규모의 폐자원 에너지화플랜트 건설사업을 따냈으며 지난 29일 네팔에서도 4천억 원가량의 수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수주했다.

두산중공업은 기존 원자력과 석탄화력 발전 중심에서 벗어나 가스터빈과 풍력터빈, 소형모듈원전, 수소 등 친환경사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데 이런 사업들은 당장 수주잔고에 반영되지 않아 소규모라도 먹거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두산중공업은 앞으로 이런 친환경 소규모사업 수주에 더욱 힘쓸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해외에서 수력발전이나 폐자원 에너지화플랜트 건설사업 등 친환경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수주를 노릴 것이다”며 “국내에서도 노후 수력발전소 현대화사업 등 친환경사업의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20일 베트남에서 9천억 원 규모의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사업도 수주했는데 지금의 친환경 기조와 달라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활로를 찾기 위해 수주를 늘리는 차원으로 파악된다.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만으로는 전력수요를 모두 충당하기 어려워 석탄발전이 요구돼 두산중공업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기술을 들고 수주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신흥국은 전력 수요가 많아 상당기간 석탄발전을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인데 국내기업이 참여할 수 없다면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뒤처지는 중국 기업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친환경기조와 더욱 멀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하는 초초임계압 기술을 이용해 OECD 기준을 충족하는 석탄 화력발전소를 지을 수 있다. 이 점이 신흥국의 전력 수요와 글로벌 친환경기조를 절충했을 때 두산중공업이 활로를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