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자원공사의 새 사장으로 이훈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력하게 거명된다.

이 전 의원은 그동안 광물자원공사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는데 임명되면 광해관리공단과 통합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광물자원공사에서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광물자원공사 구조조정 요구하던 이훈, 사장 맡아 회생기반 만드나

▲ 이훈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31일 정치권과 광물자원공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훈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월 안으로 광물자원공사 새 사장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광물자원공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했던 무리한 해외자원 개발 사업으로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더구나 국회에서 광해관리공단과 통합해 한국광업공단을 설립하는 한국광업공단법 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어 이 전 의원은 임명되면 광물자원공사의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이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산업통상자원벤처기업위원으로 활동하며 광물자원공사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9년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 전 의원은 “광물자원공사는 비상경영계획이 절실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공기업의 채무불이행 사태가 벌어져 국가 신인도와 공기업 채권이자가 함께 상승하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광물자원공사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갚아야 할 금융부채가 모두 5조7558억 원으로 해마다 1조 원 이상을 갚아야하지만 광물자원공사의 신용도 하락으로 회사채 발행이 막혀 채무불이행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2018년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이 전 의원은 광물자원공사가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으면 국회 차원에서 강제적으로 구조조정을 유도할 입법활동을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광물자원공사는 일시적 사채 발행을 통해 부채를 상환하면서 인적, 물적 구조조정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며 “광물자원공사가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국회 차원에서 강제적 구조조정이 이뤄지도록 법률 개정 등 강도 높은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광물자원공사는 2016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뒤 부채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2019년 광물자원공사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조5천억 원에 이른다. 

광물자원공사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해외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8월에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코발트 생산사업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조1945억 원이 투입된 광물자원공사가 추진했던 최대 해외자원 개발사업이다.

광물자원공사는 파마나에 있는 꼬브레파마나 구리광산 지분 10%의 매각도 추진하고 있지만 응찰자들이 너무 낮은 가격을 제시해 입찰이 두차례 무산되기도 했다.

광물자원공사 안팎에서는 정치인 출신이 새 사장으로 임명되면 국회에서 심사를 앞둔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을 통합하는 법안이 통과하는 데 힘을 받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을 통합할 근거가 되는 ‘한국광업공단법’은 현재 국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월 21대 국회에서 광해관리공단과 광물자원공사를 통합해 한국광업공단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하지만 강원도를 비롯한 폐광지역 주민들과 광해관리공단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세 법안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20대 국회에서도 2018년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의 통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된 바 있지만 당시에도 강원도와 관련 시민 단체들의 반발로 통과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광물자원공사 안팎에서는 정치적으로 얽힌 문제들을 풀기 위해 정치인 출신 인물이 새 사장을 맡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공기업계 한 관계자는 "이훈 전 의원이 신임 사장으로 올 것이라는 말이 광물자원공사 안팎에서도 나오고 있다"며 "이 전 의원은 20대 국회 산자위에서 활동하며 광물자원공사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사장으로 오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새 사장이 오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을 통합하는 법안의 통과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였다.

광물자원공사 사장의 임기는 3년으로 9월 임명되면 2023년 9월까지 광물자원공사를 맡아 이끌게 된다. 광물자원공사는 2018년 김영민 전 사장이 면직된 뒤 사장 직무대행체제를 유지해왔다.

이 전 의원은 박지원 국가정보원 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로 정계에 입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거쳐 문재인 대통령 선거캠프 공보팀장을 맡았으며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등을 역임했다. 

20대 국회의원으로 서울 금천구에서 당선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