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 SK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EMC홀딩스를 인수하게 되면 폐기물처리사업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정유·석유화학 계열사의 폐기물처리라는 일감을 대거 확보할 수 있다.
 
폐기물처리 EMC홀딩스 품는 SK건설, 안재현 1석3조 효과 본다

안재현 SK건설 대표이사 사장.


EMC홀딩스는 기존 주력사업인 수처리사업보다 폐기물처리사업의 수익성이 훨씬 높은데 SK건설 품에 안기면 SK건설 수익구조 안정화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폐기물처리사업은 폐기물을 친환경 고부가가치제품으로 전환하는 순환경제 관점에서도 의미가 커 SK그룹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SK건설이 인수할 EMC홀딩스를 통해 SK그룹 정유·석유화학 계열사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대량 처리해 EMC홀딩스의 기존 주력사업인 수처리 분야 만큼 폐기물사업을 한층 확대할 수 있다.

SK건설이 SK이노베이션, SK인천석유화학 등 그룹 내 정유·석유화학 계열사들의 폐기물 처리로 EMC홀딩스 인수에 따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SK건설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EMC홀딩스 인수에 관심이 많았다는 외부 시선이 어느 정도 맞다"며 "안재현 사장도 EMC홀딩스 인수작업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안재현 사장이 7월 조직개편을 통해 친환경사업부문을 신설해 직접 부문장을 맡아 EMC홀딩스 인수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폐기물처리사업을 비롯한 리싸이클링 사업이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바탕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계에서는 안 사장이 친환경사업부문을 신설할 때 이미 EMC홀딩스의 인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안 사장은 조직개편을 발표하면서 “고객 및 시장과 소통하고 기술을 개발해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이번 조직개편을 발판으로 앞으로도 사회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폐기물처리사업은 순환경제 관점에서 SK그룹의 수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일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은 2019년 12월 포스코센터에서 강연을 진행하면서 "한반도 6배 크기의 쓰레기 섬이 떠다니고 세계 청년인구 18억명 중 5억명이 실업자나 불안정한 고용상태에 속하는 등 사회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며 "(폐기물 처리로) 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비용’이 아닌 ‘투자’라고 여기면 새롭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SK건설이 EMC홀딩스의 폐기물처리사업을 키우게 되면 수익구조 안정화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EMC홀딩스의 2019년 매출을 살펴보면 3809억 원 가운데 수처리를 비롯한 운영관리사업이 2708억 원, 폐기물처리사업은 834억 원으로 수처리 쪽에 무게중심이 쏠려있다.

하지만 매출총이익률은 수처리 11.7%, 폐기물처리 57.4%로 수익성은 폐기물처리사업이 훨씬 좋다.

폐기물처리사업은 높은 수익성 때문에 건설업계에서 떠오르고 있는 신사업 분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아이에스동서는 기존에 인선이엔티에 더해 코엔텍을 인수하면서 폐기물처리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아이에스동서가 2020년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크게 떨어졌지만 폐기물처리사업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에 2020년 연결기준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영업이익은 27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바라봤다.

아이에스동서의 폐기물처리 자회사 인선이엔티의 2020년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5.0%, 아이에스동서가 인수절차를 밟고 있는 코엔텍은 47.1%를 보였다. 아이에스동서 실적에서 환경부문을 뺀 부분의 영업이익률인 10.9%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태영건설도 자회사 TSK코퍼레이션을 통해 폐기물처리사업과 수처리사업에 진출해 있다. 폐기물처리업계에서는 TSK코퍼레이션의 폐기물처리사업 영업이익률도 코엔텍 수준과 비슷할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SK건설은 19일 EMC홀딩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뽑혀 어펄마캐피탈이 보유한 EMC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하게 된다. 

EMC홀딩스는 1997년 설립된 종합폐기물 처리업체로 전국의 2천여 곳에 달하는 하수·폐수 처리시설과 폐기물 소각장 4곳을 운영하고 있다.

사모펀드 어펄마캐피탈은 2016년 코오롱그룹에서 수처리기업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지분 100%를 인수하고 회사이름을 EMC홀딩스로 바꿨다.

EMC홀딩스는 이후 충청환경에너지, 경기환경에너지, 와이에스텍 등 폐기물처리기업을 인수해 '종합 환경관리 플랫폼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