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노조를 설득해 기본급 동결을 끌어내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GM은 6년 연속 적자행진을 끊으려면 아직 허리띠를 바짝 죄어야 하는 만큼 노조와 임단협 협상이 중요한데 인천 물류센터 부지 매각 등을 놓고 노사갈등의 골이 깊어진 터라 험난한 임단협이 예상된다.
 
한국GM 노사 올해 임단협도 험난, 구조조정 논란에 협상 전부터 꼬여

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사장.


23일 한국GM 노사의 말을 종합하면 노사는 8월 중순경 올해 임단협을 두고 본격적으로 교섭에 들어간다. 

노조는 2일 회사에 임단협 요구안을 전달하고 22일 상견례를 했다.

곧 여름휴가에 들어가는 데다 노조 내부일정이 잡혀 있어 여름휴가 뒤 회사에 교섭을 적극 제안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한국GM은 올해 8월3~7일을 휴가기간으로 잡아뒀다. 

카젬 사장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본급 동결 쪽으로 노조를 설득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은 6년 연속 적자행진을 끊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올해 코로나19 악재가 겹쳐 흑자전환에서 되려 멀어졌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6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내 2019년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모두 3조1천억 원에 이른다. 한국GM은 올해 1~6월 국내외에서 자동차를 모두 16만6038대 팔았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28.2% 줄었다.

하지만 노조가 2018년과 2019년 잇따라 동결한 기본급을 올해는 반드시 인상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 양보를 얻어내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노조는 성과급도 2년째 받지 못했다. 

김성갑 한국GM 노조 지부장은 이날 낸 성명서에서 “수년 동안 조합원들이 감내해야 했던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를 잘 알고 있다”며 “임금 인상과 성과급 쟁취는 올해 임단협의 1차 과제”라고 말했다.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을 포함해 성과급(통상임금의 400%+600만 원)지급, 힘든 조립라인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주는 ‘T/C 수당’ 500% 인상 등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노조는 회사와 카젬 사장을 향해 강한 불신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최근 인천 부평 공장 인근 물류최적화센터(LOC) 부지를 매각한 데 강하게 반발하며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정규직 직원 61명과 비정규직 직원 146명 등이 일자리를 잃게됐다는 데 주목하며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노조로서는 2018년 군산 공장 폐쇄로 한 차례 심한 고용불안을 겪었던 만큼 올해 임단협에서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6월18일 인천 물류센터 부지 매각에 반대하며 밤샘농성에 들어갔는데 대의원들이 돌아가면서 지금까지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카젬 사장으로서는 노사 사이 꼬인 매듭을 먼저 풀 필요성이 높은 셈인데 의견 차이가 커서 해결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GM 관계자는 “22일 노사가 상견례를 했으며 앞으로 성실히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