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이 베트남시장에서 사업을 본격화하는 데 현지상황이 만만치 않다. 

베트남은 오토바이 이용률이 높고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이 익숙한 젊은 세대 이용자가 많기 때문에 음식배달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현지 승차공유업체들도 배달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하다. 
 
우아한형제들, 베트남 음식배달시장 공략하지만 경쟁 뚫기 쉽지 않아

▲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


1일 배달 앱‘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베트남시장에서 배달앱 '배민(BAEMIN)' 서비스를 통해 배달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6월10일 호찌민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앞으로 서비스지역을 더 넓혀나간다”며 “베트남에서 사업은 독립적으로 현지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이 해외시장 가운데 베트남을 우선 공략하는 이유는 베트남 배달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는 오토바이 이용률과 앱 이용이 익숙한 젊은 세대의 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모바일을 통한 혁신서비스도 빠르게 확산돼 사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은 스마트폰을 포함한 IT기기를 이용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닐슨 베트남 스마트폰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의 모바일 보급율은 90%에 이르며 스마트폰 사용자는 4천만 명이 넘는다.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배달앱시장에서 1위를 견고하게 지켜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베트남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베트남 현지 문화와 국내 문화가 비슷한 측면이 많다고 보고 국내 성공 노하우를 활용해 베트남 현지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베트남 배달앱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 현지 배달업체 ‘나우브이엔’과 '그랩 푸드'를 비롯해 ‘베트나미’, ‘고푸드’ 등도 서비스를 운영한다. 

더구나 차량공유업체들이 다수 진출해 있는데 이들은 사업을 확장할 때 음식배달서비스를 통해 영향력을 넓히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아한형제들이 베트남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확실한 차별화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베트남시장은 다른 나라에서 효과를 본 '성공 방정식'으로는 공략하기가 어려운 곳이라는 시선도 있다. 

앞서 세계적 차량공유업체 '우버'도 베트남시장에서는 자리를 잡지 못하고 그랩에 지분을 판 뒤 철수했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 국내기업 '카카오톡'도 베트남에서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차량 공유업체 그랩이 그랩푸드를 서비스하고 있다. 그랩은 동남아지역에서 택시 배차 및 예약서비스를 운영하는데 모두 1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배달서비스 그랩푸드를 베트남에서 선보였는데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주문 수가 25배 늘었다.  

그랩은 또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15억 달러(한국돈 1조6477억 원)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동남아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자금도 풍부하다. 

이는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이 해외투자를 위해 유치한 3억2천만 달러(한국돈 3611억 원)의 5배가량에 이르는 규모다.

또 '인도네시아 우버'로 불리는 ‘고젝’도 베트남시장에 진출했다. 승차공유서비스를 베트남에서 시작하면서 음식배달서비스도 함께 개시했다. 

승차공유업체의 진출이 활성화되면서 동시에 음식배달시장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베트남 정부도 차량공유 혁신적 기업을 지속해서 유치해 시장을 키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베트남이 혁신적 기업들을 환영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차량공유서비스에 지장을 주는 불필요한 장벽을 제거하라"고 지시할 정도다.

구글·테마섹홀딩스의 2018년 동남아시아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의 승차공유 서비스시장은 연평균 41%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25년에는 20억 달러 규모까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음식배달시장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유로모니터 등에 따르면 베트남 음식배달시장은 매년 평균 두 자릿수 비율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20년에는 3800만 달러(한국돈 425억 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