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원 티몬 대표이사가 시간대별로 파격적 특가상품을 판매하는 ‘타임커머스’에서 티몬의 미래를 찾고 있다.
▲ 이진원 티몬 대표이사.
최근 이마트, 롯데쇼핑 등 오프라인 대형 유통기업들마저 초저가 전략 등을 앞세워 e커머스기업 못지않은 가격 경쟁력을 보여주면서 차별화 없는 할인경쟁으로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6일 티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3시간 간격으로 하루 5번 초특가 상품을 판매하는 ‘타임어택’부터 매일 오전 10시 10분 동안만 열리는 특가 이벤트인 ‘10분어택’까지 다양한 시간대별 특가행사를 만나볼 수 있다.
하루를 특정 시간대로 나눠 1시간이나 10분만 특별한 할인을 제공하는 타임특가 기획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과일·채소, 수산·축산, 가정간편식(HMR), 생활잡화, 반려동물 용품에 이르기까지 대형마트 온라인몰과 비슷한 카테고리의 상품을 모아놓은 티몬 ‘슈퍼마트’에서도 타임어택 등 시간대별 특가상품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티몬 관계자는 “예전에는 오프라인 대형마트보다 e커머스기업의 상품들이 싸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상품에 따라 대형마트가 더 저렴한 경우도 생기는 등 시장 상황이 변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간대별로 1원, 10원, 30원에 상품을 살 수 있는 파격적 쇼핑의 재미는 오프라인 마트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커머스로 전환은 티몬으로서는 생존을 위한 전략인 셈이다.
이 대표는 올해 6월 티몬의 새 대표로 취임하면서 ‘타임커머스’기업으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 대표는 취임 당시 “TV프로그램은 특정 요일이나 시간대에 고객이 찾아와야 하지만 유튜브는 언제 어디서든 고객을 기쁘게 하는 채널”이라며 “티몬도 유튜브처럼 매순간 고객을 만족하는 타임커머스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티몬은 이 대표 합류 뒤 최저가에 맞춰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딜’ 비즈니스를 사업의 중심에 놓고 본격적으로 타임커머스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티몬은 6월20일 첫 선을 보인 ‘10분어택’ 행사에서 그 성과를 맛보고 있다.
6월25일 1개당 500원에 선보인 전복은 10분 동안 7만 개가 팔려나갔고 7월5일 1개당 100원에 내놓은 자두는 10분 동안 12만 개가 팔렸다. 7월31일 오전 10시부터 10분 동안 판매한 싹보리 미숫가루(20g)도 1분당 약 1만2천 개가 팔려나가며 12만311개 판매기록을 세웠다.
티몬은 여러 타임특가 기획을 통해 방문자 수가 늘어나고 있고 7월 기준 e커머스기업 브랜드평판지수에서도 위메프를 제치며 쿠팡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대표가 취임 초반 치곤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이 대표는 2018년 10월 티몬 최고운영책임자로 회사에 합류했는데 그에 앞서 지마켓, 쿠팡, 위메프 등을 두루 거치며 온라인 초특가 마케팅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1년 쿠팡에서 소셜커머스 최초의 온라인 특가행사를 기획했고 2016년 위메프 영업 등 총괄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특가’와 ‘데이’ 마케팅을 주도했다.
국내 유통업계는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e커머스기업들의 제 살을 깎아먹는 할인경쟁은 이미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오프라인기업들도 뛰어드는 마당에 발을 뺄 수도 없는 상황에 몰려있다.
실제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8월부터 항상 ‘상식 이하의 가격’에 판매하는 초저가 상품을 내놨다.
대규모 유통망과 협상력 등을 바탕으로 압도적 물량을 대량매입하고 국내외에서 새로운 소싱처를 발굴하는 등의 방법으로 시세보다 약 60% 저렴한 와인, 약 55% 싼 식품건조기, 약 50% 저렴한 바디워시 등을 선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