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이 오프라인 식품 유통채널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온라인채널과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뿐 아니라 직접 조리식품 등 상품군을 늘리고 배달서비스에 발을 들이면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됐다.
▲ 편의점 CU, 이마트24, GS25 로고. |
대형마트 등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온라인쇼핑 채널의 성장에 직격탄을 맞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 편의점의 선전이 더욱 눈에 띈다.
19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편의점은 전통 유통채널들과 비교할 때 온라인채널로 소비 이전에 따른 매출 감소, 객수 하락 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편의점은 온라인으로의 소비 이전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며 “편의점은 가격 검색이나 플랫폼 충성도가 요구되는 목적성 소비채널이 아닌 간식과 즉석식품 위주의 즉흥적 소비채널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형태가 변화되면서 온라인채널은 2019년에도 20%를 웃도는 외형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편의점은 온라인 채널과 경쟁구도를 피할 수 있는 유통채널이라는 점에서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온라인쇼핑 채널의 거센 공격에서 비껴나 있다는 점 외에도 편의점들이 자체 경쟁력을 키워가며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만하다.
편의점은 고객의 편의를 위해 24시간 문을 여는 소형점포 개념에서 출발했는데 최근에는 ‘국민 간식’ 치킨을 비롯한 직접 조리식품, 도시락, 과일, 자체 브랜드 상품(PB) 등 판매상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24시간 운영의 편의성만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상품 자체의 경쟁력으로 고객 수와 매출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이마트의 편의점 브랜드 이마트24가 직영점 등 10개 매장에서 치킨꼬치, 조각치킨 등의 시범 판매를 시작하면서 미니스톱, 씨유(CU), GS25, 세븐일레븐 등 국내 주요 편의점 5곳이 모두 직접 조리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파는 치킨 등 튀김류 간식은 조각으로 구매하면 1조각당 2천 원이 되지 않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맥주 등 음료의 추가 매출까지 이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업계가 배달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배송사업은 편의점이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증진과 온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새로운 사업모델이다.
편의점은 전국 각지 주거지와 근접한 곳에 촘촘하게 분포돼 있는 매장들이 물류센터의 역할을 할 수 있어 배달서비스에 유리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브랜드 GS25는 6월부터 글로벌 음식배달 플랫폼 우버이츠와 손잡고 서울시내 강남구, 광진구, 서대문구 등에 있는 4개 직영점에서 200여 개 상품의 배달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배송비용은 3500원이다.
BGF리테일의 편의점 브랜드 CU도 앞서 4월 배달전문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 등과 협업해 배달비 3천 원을 받는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5월부터 전국 1천여 개 가맹점으로 배달점포를 확대했다.
CU에 따르면 배달서비스의 효과로 30여 개 CU 매장의 도시락과 디저트 등 매출이 최대 10% 이상 증가했다. 재이용률도 30%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