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화이트큐브 대표 최혁준, '나를 키우는 재미' 사업화하다

▲ 최혁진 화이트큐브 대표.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

“게임 캐릭터 키우는 건 재미있는데 왜 나를 키우는 건 재미없을까.”

최혁준 화이트큐브 대표는 이런 물음에서 시작해 ‘돈을 내고 목표를 달성하는 자기관리앱’을 서비스하게 됐다. ‘챌린저스’에서 이용자들은 달성하고 싶은 목표에 자발적으로 돈을 걸고 목표를 달성하면 돈을 돌려받는다. 

이용자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만큼 벌금을 내야 한다. 85% 수준으로 성공하면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고 그 이하로 달성하면 달성한 만큼의 비율로 돌려받는다. 챌린저스에 이용자들이 돈을 건 금액은 25일 하루에만 2억 원이 넘게 모이기도 했다. 

화이트큐브는 지난해 설립됐고 서비스는 출시된 지 3개월 정도가 지났다. 신생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누적 내려받기 수는 10만 회가 넘었으며 누적으로 모인 금액도 16억6600만 원에 이르렀다. 한번 참여한 이용자는 65%가 다시 참여할 정도로 충성도도 높다. 

최 대표는 새로운 개념의 플랫폼을 제시하면서 ‘챌린저스’로 애플 앱스토어 ‘생산성’ 분야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챌린저스를 ‘교육 플랫폼’으로 키우고 싶다는 최 대표를 26일 비즈니스포스트가 만났다.  

- 어떻게 서비스하게 됐나. 

“서울대학교를 다닐 때 오프라인에서 자기계발 커뮤니티 ‘being and doing’을 운영해왔다. 4명이 시작해 7년 동안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는 500명까지 늘어났다. 이 모임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성공을 돕도록 하는 것을 사업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온라인에서 사업하면 더 확장성이 넓을 것으로 생각했다.”

최 대표는 자기계발 커뮤니티를 운영해오면서 운영진 4명과 함께 화이트큐브를 설립했다. 화이트큐브는 세 벽면이 모두 하얀색으로 칠해진 갤러리를 의미한다. 이 갤러리에서 작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의미로 이용자들의 성취를 돕겠다는 회사의 목표를 담았다.  

챌린저스에는 2주 안에 성취할 수 있는 ‘챌린지’들이 마련돼 있다. 이용자들은 성취하고 싶은 챌린지에 자유롭게 돈을 걸고 2주 동안 목표를 달성하면 된다. 

85% 이상 달성한 이용자들은 낸 금액을 전부 돌려받게 된다. 함께 도전한 이용자 가운데 목표를 이루지 못해 낸 벌금은 100%를 달성한 이용자들이 나눠 차지한다.

“자기계발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려고 한다. 우리는 다른 개념을 제시하고 싶다. 우리가 먼저 목표를 정해주면 이용자는 그 가운데 원하는 챌린지를 ‘쇼핑’하는 개념이다. 그렇게 챌린지를 선택해서 목표를 현실적으로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 서비스 출시한지 3개월 만에 빠르게 성장한 비결은?

“목표 한 개마다 기간도 2주 정도로 짧은 편이고 금액도 1만 원~5만 원 정도로 자유롭게 낼 수 있는 만큼 부담이 적어 도전해보기가 쉽다.”

최 대표는 챌린저스에 많은 이용자들이 오는 이유로 챌린지에 쉽게 도전해볼 수 있는 점을 꼽았다.

그는 “학원에 등록하거나 학위를 따려고 하는 도전은 돈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기존에 나와 있는 교육 콘텐츠들을 학습자들은 ‘무겁게’ 느낄 수 있다”며 “그런 무거운 교육 콘텐츠들과 비교해 우리가 제시하는 것은 더 학습자 중심에서 만든 것”으로 바라봤다.

현재 챌린저스에는 2주 동안 실천할 수 있는 '챌린지'와 100일 동안 실천할 수 있는 '챌린지'가 있다. 
[인터뷰] 화이트큐브 대표 최혁준, '나를 키우는 재미' 사업화하다

▲ 화이트큐브가 서비스하고 있는 '챌린저스' 애플리케이션.

- 챌린저스를 운영하는 방식은? 

“공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대로 인증하지 않으면 무효 처리하는데 같은 목표에 참가한 이용자들이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자발적으로 신고하기 때문에 비교적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다.”

챌린저스를 운영하는 비용은 어떻게 마련하는지 묻는 질문에 최 대표는 “수익모델은 벌금으로 걷은 것 가운데 50%를 수수료로 차지하고 회사들과 제휴한 수익, 이용자들이 낸 돈을 예금해서 받는 이자 등이 있다”며 “앞으로는 회사들과 더욱 제휴를 늘려가서 이용자들을 많이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누적 모금액은 16억 원이 넘는다. 이용자들의 충성도도 높은 편이어서 한번 앱을 이용하면 ‘습관 만들기’에 흥미를 붙여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편이다. 개설된 챌린지들의 절반은 이용자들의 요구로 만들어질 만큼 이용자들의 참여도도 높다. 

- 앞으로 서비스를 통해 나아갈 목표는?

“챌린저스는 다른 교육업체들과 제휴해 교육 플랫폼이 되고 싶다. 학원 등이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면 학습자들이 그 내용을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도우면서 교육업체들이 챌린저스로 모여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최 대표는 “대부분 사람들은 시사주간지 타임을 구독하려고 돈을 지불한 뒤 실제로는 읽지 않는 등 버려지는 돈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교육비를 지출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실제로 학습해 나갈 수 있도록 이용자들을 ‘행동’하게 하는 것이 서비스의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챌린저스는 현재 회사 10곳 정도와 제휴를 맺기로 했다. 영어공부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와 제휴를 맺어 영어공부를 함께 하는 것이다. 영어를 따라서 읽는 '쉐도잉 하기' 챌린지도 개설됐다.

최 대표는 “교육업체들을 동반자로 생각하며 그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교육업체뿐 아니라 각종 오프라인 커뮤니티, 은행까지도 같이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의 확장성이 넓다는 것이다. 

위워크, 패스트캠퍼스 등 회사들과 제휴를 맺어 그 회사의 직원들끼리 ‘일찍 출근하기’ ‘하루에 6잔 물마시기’ 등에 도전해 성공하면 회식비를 받는 것이다.

최 대표는 “올해 1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할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며 “더 좋은 챌린지, 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챌린지를 만들어 나가면 이용자들을 더 많이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최혁준 화이트큐브 대표는 1985년 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에너지자원공학을 전공했다. 같은 대학교 같은 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을 지냈고 영단기 에스티유니타스에서 CGO(성장전략 책임자)로 일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