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텔루라이드’의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아차가 미국 SUV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가동률이 저조한 미국 조지아 공장을 정상화하려면 텔루라이드의 조기 안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아차, 대형SUV '텔루라이드'로 미국공장 정상화 발판 마련하나

▲ 기아자동차 대형SUV '텔루라이드'.


기아차는 14일부터 27일까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2019 북미국제오토쇼’에 참가한다.

기아차는 14일 오전 11시10분부터 약 25분 동안 프레스콘퍼런스를 진행한다. 기아차는 이 자리에서 2016년 1일 개발을 공식화한 대형 SUV 텔루라이드의 양산형 모델을 공개한다.

텔루라이드는 기아차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대형 SUV다.

기아차는 대형 SUV 차종으로 모하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2008년 차를 처음 출시한 뒤 10년 넘도록 여태껏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하지 않아 시장에서는 노후화한 모델로 분류된다.

텔루라이드는 약 11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대형 SUV인 만큼 기아차는 많은 공을 들였다.

기아차는 이미 2018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 패션쇼에서 텔루라이드의 일부 디자인을 공개하며 홍보를 시작했다. 2018년 말에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북미 최대 규모의 자동차 튜닝(개조)·부품전시회에서도 텔루라이드의 튜닝 모델을 선보였다.

기아차는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대형 SUV 차종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텔루라이드가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윤승규 기아차 북미권역본부장은 9일 미국 캘리포티아주 어바인의 기아차 미국판매법인에서 기자들과 만나 “텔루라이드는 포드와 토요타, 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기업의 대표 차종들과 경쟁할 것”이라며 “텔루라이드는 안전사양이나 첨단기능에서 많은 옵션을 기본으로 장착했고 내부 디자인도 같은 급 차종에서는 럭셔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자신감이 크다”고 말했다.

텔루라이드 출시가 기아차 미국사업의 반등을 결정하는 핵심적 열쇠라는 점에서 텔루라이드의 성공은 기아차에게 중요하다.

기아차는 미국 조지아 공장를 통해 연간 36만 대 규모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기아차, 대형SUV '텔루라이드'로 미국공장 정상화 발판 마련하나

▲ 윤승규 기아자동차 북미권역본부장 겸 판매본부장.


하지만 2016년 조지아 공장에서 37만 대를 생산하며 정점을 찍은 뒤 2017년 생산량이 29만 대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약 24만 대 수준을 생산하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공장 가동률이 100%에서 70% 이하 수준까지 가파르게 하락하다 보니 수익성도 악화했다.

기아차 미국판매법인(KMA)이 지분 100%를 보유한 조지아 생산법인(KMMG)은 2017년에 매출 7조1242억 원, 순이익 208억 원을 냈다. 2016년보다 매출은 23.2%, 순이익은 88.7% 급감했다.

게다가 현대차에게서 넘겨받은 싼타페 생산도 2018년 6월부터 중단돼 공장 가동률은 더욱 낮아진 상태라 기아자동차가 텔룰라이드에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기아차는 텔루라이드를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만 단독으로 생산한다. 이미 2018년 말부터 준비작업을 진행하며 양산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공을 들여온 만큼 초기 시장 수요만 충분하다면 가동률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아차는 내다본다.

텔루라이드와 시장에서 경쟁할 대표적 차량인 포드의 익스플로러가 2018년 미국에서만 모두 26만 대 팔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아차의 텔루라이드가 기대만큼 성과를 낸다면 조지아 공장의 가동률을 반등하는 일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기아차는 텔루라이드의 출시 첫 해 양산목표로 연간 5만5천 대를 잡고 있다.

텔루라이드의 출시 시기는 곧 확정된다. 이르면 3월경 첫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