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JB금융은 양적 성장보다 내실 다지는 질적 성장에 집중"

▲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20일 서울 여의도 JB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JB금융지주>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인수합병보다는 JB우리캐피탈과 JB자산운용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 내정자는 20일 서울 여의도 JB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JB금융그룹은 당분간 양적 성장보다는 내실 위주의 질적 성장 전략을 펼칠 것”이라며 “JB금융지주가 금융그룹 가운데 배당성향과 배당 수익률이 가장 낮은 만큼 성장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이 상당히 희생한 부분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한 JB금융지주 회장이 6년여 동안 광주은행과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 등 덩치를 불리며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낮아진 자본비율을 끌어올리고 배당 수익률은 다른 은행계 금융그룹 수준인 20%대로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JB금융지주의 배당 수익률은 2017년 말 기준으로 6.9%가량에 불과했다.

김 내정자는 “앞으로 내실을 다지면서 주주 친화적 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나름대로의 배당정책을 세워 일관되게 진행하고 시장과 소통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을 두 축으로 삼는 ‘투 뱅크체제’는 유지한다.

김 내정자는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지역 근거지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각 은행의 기업문화와 지역 밀착도 측면에서 각자 기반을 가지고 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며 “‘투 뱅크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금융업을 둘러싼 영업환경은 좋지 않을 것으로 봤다.

경제성장률 정체와 고용부진,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등 외부적 요인과 은행에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매우 낮은 비이자이익 비중 등 내부적 요인 등을 각각 금융업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김 내정자는 “은행마다 차별화된 것이 없이 필연적으로 마진(가격) 경쟁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앞으로 금융업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며 “JB금융그룹이 은행계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덩치가 작은 만큼 다른 금융그룹과 직접적으로 경쟁해서는 이기기 쉽지 않다”고 바라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광주와 전남, 전주와 전북 등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강화하는 한편 대형 은행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신용등급 4~6등급의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김 내정자는 “지역은행으로서 걸맞은 역할을 하고 기본적으로 거점 영업력을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며 “전통적으로 대형 금융그룹 계열 은행들은 중신용자시장을 정교하게 공략하지 않는 만큼 JB금융만의 신용평가 시스템을 정교하게 다듬어 수익을 충분히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 진출은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내정자는 “수도권에서 다른 은행과 직접 경쟁하기엔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고 수도권에서 영업을 펼친 업력도 짧아 조심스럽다”며 “JB금융의 우수한 직원과 소매금융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지역을 찾아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비은행부문 강화는 인수합병보다는 JB우리캐피탈과 JB자산운용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김 내정자는 “JB금융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증자가 여러차례 이뤄지면서 주주들이 겪은 피로감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인수합병을 무리하게 추진할 상황이 아닌 만큼 적정 자본비율을 맞추고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돌려주는 데 주력할 단계”라고 파악했다.

그는 “JB우리캐피탈이 은행들보다 수익성이 더욱 좋기 때문에 신시장 개척 및 기존 고객 데이터 활용방안 등을 마련할 것”이라며 “JB자산운용도 최근 고령화 시대에 떠오르는 자산관리(WM)에 맞춰 키울 필요가 큰 만큼 은행, 캐피탈, 자산운용이 서로 시너지를 내는 방법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JB금융지주 자회사 CEO 인사와 관련해서는 김한 회장과 충분히 논의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김 내정자는 “전북은행장과 광주은행장 선임절차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만큼 언급하기에 시기가 이르다”며 “아직 내정자 신분인 만큼 실질적 권한을 지니고 있는 김한 회장과 충분히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3월까지 JB자산운용 대표이사 임기가 남은 만큼 당연히 제 역할을 할 것이고 적합한 인물이 나타날 때까지 제가 겸직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