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20-12-10 15: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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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와 토스가 2천만 명이 넘는 이용자 수를 기반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높일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공인인증서제도가 폐지되며 인증서시장을 두고 민간 인증사업자 사이 무한경쟁이 시작됐다.
▲ 카카오페이 로고(위쪽)와 토스 로고.
10일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시행되며 기존 공인인증서의 독점 지위가 폐지됐다.
공인인증서제도는 주민등록증이나 인감 날인 등을 대신해 온라인상에서 본인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증명서로 그동안 한국정보인증 등 6개 기관이 발급한 공인인증서에만 권한을 부여했다.
이번 전자서명법 개정안 시행으로 공인인증서는 공동인증서로 이름을 바꿔 민간업체의 전자서명서비스와 경쟁관계에 놓이게 됐다.
이미 이동통신3사, 카카오페이, 토스, 네이버, NHN 등 민간인증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 사이에 이용자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민간 서명서비스 가입건수(6646만 건)가 공인인증서 가입건수(4676만 건)를 넘어섰다.
특히 카카오페이와 토스의 민간인증사업 성장세가 두드러져 플랫폼 경쟁력 확보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부터 민간인증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카카오페이는 11월 기준 누적 발급 2천만 건을 보였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금융플랫폼 토스도 인증서비스를 출시해 12월7일 기준 2300만 건을 넘어섰다.
네이버파이낸셜도 3월 네이버인증을 출시했지만 아직 200만 건에 불과하다.
인증사업은 자체적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플랫폼 종속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가 폐지되며 고객들은 보안성, 편의성 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인증서를 사용하게 된다. 인증서가 결제, 이체, 금융상품 가입 및 해지 등 대부분 금융서비스에 사용되는 만큼 플랫폼 사용빈도가 늘고 그에 따른 신규고객 유입도 기대된다.
이에 더해 마이데이터 등 개인정보 동의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미래 수익사업에서도 인증사업을 통한 선점효과를 누릴 가능성도 있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인증서가 로그인 등 간단한 기능만 제공하지만 앞으로 전자서명서비스를 통해 입증된 신뢰를 바탕으로 금융소비자에게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을 행사하는 등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카카오페이와 토스 모두 인증서비스와 관련한 보안성과 범용성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두 기업 모두 방식은 다르지만 기존 공인인증서 수준의 보안성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페이는 기존 공인인증서와 동일한 공개키 기반 구조(PKI)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보안성을 강화했다. 토스도 글로벌 공인인증기관인 한국전자인증을 통해 인증서를 발급해 위조 가능성을 막았다.
범용성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빠르게 확보되지 않으면 경쟁 인증업체에 고객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2018년 규제샌드박스 공인전자문서 중개자 자격을 획득해 한국교통안전공단, 국민연금공단 등 200여 개 기관에서 이미 인증서 사용이 가능하다. 이에 더해 10일 SC제일은행에 카카오페이 인증을 적용하기로 하는 등 더욱 다양한 금융분야로 인증 사용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토스인증서는 2018년 말 수협은행에 인증서 발급을 시작으로 1금융권인 SC제일은행을 비롯해 삼성화재, 하나손해보험, KB생명 등 대형 금융회사와 잇달아 계약을 맺고 이런 회사의 상품 가입 때 간편인증, 전자서명 등에 토스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는 공공기관으로 인증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인증을 공공기관으로 확대하는게 궁극적 목표다"며 "공공분야 인증사업에 참여 기회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