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중국 화웨이를 상대로 한 미국 정부의 제재조치에 타격을 입기보다 오히려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증권사 분석이 나왔다.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이 반도체 공급에 더 큰 차질을 겪으며 SK하이닉스가 공급할 기회를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4일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조치 발표 이후 화웨이에 모바일과 서버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화웨이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등 미국업체 기술이나 부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조치를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화웨이를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 스마트폰사업에 타격이 커지면 함께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화웨이 제재로 피해를 보기보다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미국 마이크론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 SK하이닉스가 오히려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이전보다 더 늘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화웨이 리스크 관점에서 반도체기업을 비교해볼 때 가장 불리한 곳은 마이크론”이라며 “화웨이에 아예 D램을 공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마이크론은 전체 매출의 15% 정도를 화웨이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전부터 마이크론이 중국에서 폭넓은 협력사 기반과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있어 화웨이와 같은 중국 고객사를 확보하기 유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상대로 제재조치를 점차 강화하면서 마이크론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김 연구원은 “당분간 마이크론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화웨이는 마이크론 반도체를 수급하기 어려워지면 적극적으로 다른 반도체기업과 공급 확대를 논의할 공산이 크다.
김 연구원은 “화웨이는 스마트폰 경쟁사인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 반도체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SK하이닉스는 화웨이 사태의 수혜주”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