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의 새 PC온라인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1주일도 되지 않아 PC방 게임 점유율이 10%를 훨씬 웃돌면서 국내에서 장기 흥행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로스트아크는 출시 하루만에 PC방 점유율 3위를 꿰찼고 13일까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서비스 첫 날인 7일에는 25만 명의 동시접속자가 몰렸다.
중국 등 해외에서 로스트아크를 향한 불법적 우회 접속 시도까지 이뤄지면서 국내 게임 이용자들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대기열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스마일게이트는 13일 로스트아크 해외 접속을 모두 차단하고 앞으로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해 국내 이용자들에게 안정적이고 쾌적한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 이번주 안에 서버를 추가할 계획도 내놨다.
모바일게임이 대세인 게임시장에서 PC게임 신작으로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지만 해결할 과제도 안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국내 PC게임시장에서 로스트아크의 선전은 의미가 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게임만 쏟아져 나오면서 PC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에 관한 수요가 있었던 상황에서 수준 높은 게임을 내놔 반응이 뜨거운 것 같다”며 “로스트아크는 게임 자체에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을 기존에 해왔던 이용자들뿐 아니라 처음 해보는 사람들도 재미있게 몰입할 요소들이 많다”고 말했다.
로스트아크는 ‘핵앤슬래시’ 방식으로 게임 초반부터 지루함 없이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할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핵앤슬래시는 마우스로 적을 클릭해 공격을 퍼붓는 직관적 전투방식을 도입한 역할수행게임을 말한다. 대표적 게임으로는 미국 게임회사 블리자드가 개발한 온라인게임 ‘디아블로’ 시리즈와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 1편이 있다.
로스트아크는 액션 자체의 재미를 느끼기 쉽고 접근성이 좋은 핵앤슬래시의 장점을 살리고 각 직업 캐릭터의 스킬에 차별화를 두는 방법으로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 고유의 재미를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픽 연출과 초반 게임 이용자들 사이의 협업 콘텐츠 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권 의장은 7년 동안 200명 안팎의 인력을 투입해 로스트아크를 개발했다.
게임업계는 보통 개발비가 100억 원 이상 투입된 게임을 ‘대작’이라고 부르는데 권 의장이 로스트아크에 쏟은 개발비는 1천억 원에 이른다.
권 의장은 로스트아크를 공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로스트아크가 첫사랑 같은 게임이 되길 바란다”며 남다른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로스트아크는 2014년 처음 공개된 뒤 높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아왔다.
국내 게임시장이 모바일게임 중심으로 옮겨오면서 온라인게임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된 시기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 붓는 모험을 했기 때문이다.
권 의장의 이런 모험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스마일게이트가 올해 모바일게임 에픽세븐의 흥행에 이어 로스트아크도 좋은 출발을 하면서 미래 게임사업에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마일게이트가 중국에서 크게 흥행한 1인칭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에 10년 넘게 매출의 90% 이상을 의존하고 있던 상황에서 벗어나 새 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이라는 장르가 애정을 지니고 캐릭터를 키워나가는 게임이기 때문에 로스트아크는 처음부터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 개발에 들어간 게임”며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이 최종 레벨을 달성하고 난 뒤의 계획도 여럿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