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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정석'을 쓰기로 했다. '수학의 정석'이 아닌 '카드의 정석'을 써서 또 한번 신화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보인다. '정석'이라는 말은 어감에서 '불변'의 원칙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정 사장이 말하는 '카드의 정석'은 느낌이 다르다. 오히려 끊임없는 '변화'를 앞세운다. "카드는 생물(生物)이다"는 그의 뜻이 '카드의 정석'에 담겼다. '끊임없이 변해야 생존한다'는 것이 카드업계 '불변'의 진리라는 뜻이고 그 '변화'가 바로 카드 업계의 '정석'이라는 말이다. 정 사장은 한국적 매력과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독특한 콘셉트의 카드상품 '카드의 정석'을 내놓았다. 그는 취임하고 3개월 동안 '카드의 정석' 출시에 집중했다. 직접 '카드의 정석' 콘셉트와 디자인을 제시해 우리카드의 상징적 상품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는 “방탄소년단 등 한류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한국의 미를 카드에 담고 싶었다”며 “한국적 전통 미와 최근의 흐름을 동시에 반영하고 싶었는데 마침 차세대 한국화가 김현정 작가의 작품을 추천받았다”고 말했다. 김현정 작가는 한복을 곱게 입은 여인이 편안한 자세로 짜장면, 삼겹살, 과자를 먹거나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 등을 그린 작품을 내놓았다. 한국화에 최신 트렌드를 입혀 새로운 해석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에는 포브스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이하 인사 30인에 선정됐다. 작품으로는 내숭시리즈가 유명하다. '카드의 정석' 포인트 카드를 살펴보면 김현정 작가의 작품 내숭시리즈 가운데 하나인 ‘과유불급’이 전체 디자인으로 삽입됐고 가운데 세로로 ‘카드의 정석’이라는 한글이 쓰여 있다. 한국 전통과 현대적 느낌이 어루러진 디자인이 의도됐다. 과유불급은 여인이 꽃에 파묻혀 향기가 지나친 나머지 코를 막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소비에도 과유불급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로 '카드의 정석'에 삽입됐다. 작품이 돋보이도록 회원번호, 영문이름 등은 모두 뒷면에 위치했다. '카드의 정석'은 '아트버타이징'을 활용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아트버타이징이란 예술과 광고가 합쳐진 것을 말한다. 정 사장은 영업맨 출신답게 '카드의 정석' 디자인을 고를 때 카드 홍보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절반이 넘는 카드 판매가 은행창구를 통해 이뤄진다”며 “예술을 활용해 이야깃거리를 넣어 고객에게 '카드의 정석'으로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정책으로 카드업계가 불황을 겪자 정 사장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없는 셈 치고 카드 영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 다변화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카드의 정석' 포인트카드는 포인트적립률이 0.8%로 책정됐다. 신한카드가 내놓은 딥드림카드보다 0.1%포인트 더 높다. 빅데이터로 고객이 자주 이용하는 업종을 선별해 백화점·할인점 1%, 영화 3%, 통신요금·커피전문점·대중교통 5% 등 더 높은 포인트적립 혜택도 제공한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SSG페이 등 간편결제로 결제하면 추가로 3%를 적립해준다. 정 사장은 4일 서울시 종로구 ‘카드의정석 포인트’ 출시기념 전시회에서 “카드의 정석을 통해 카드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며 “10%는 넘어야 카드회사로서 다른 회사와 협력과 제휴가 쉽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3월 말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이 8%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상반기에 9%, 2018년 안으로 10%까지 달성한 뒤 최종적으로 15%까지 나아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업계 불황으로 지난해 국내 카드회사 순이익은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우리카드는 2018년 1분기 순이익이 2017년 1분기보다 34.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수수료이익이 5.1%늘었고 회원 수도 0.8% 증가했다. '카드의 정석' 다음 시리즈로 할인에 초점을 맞춘 상품을 내놓는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도 김현정 작가와 협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이 쓰고 있는 끊임없는 변화의 정석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