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선임되면서 후임 회장 인선에 속도가 붙고 있다.
차기 회장후보로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은 1970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뒤 40년 이상 은행과 증권업계에서 일한 금융전문가다. 그는 1987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뒤 부행장을 거쳐 굿모닝신한증권 사장과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겸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다. 이 전 부회장은 금융권에서 대표적인 ‘대구경북(TK)’ 인사로 손꼽힌다.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으로 모교에서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2012년 대선 당시 금융인 1천여 명의 박근혜 후보 지지선언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도 후보로 거명된다. 이 행장은 대한투자신탁증권 사장, 한빛은행장, 우리금융지주 부회장, 우리은행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CEO로 일했다. 한국수출입은행장으로서 기업구조조정 경험을 쌓은 점도 강점이다. 이 행장도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 다만 이 행장이 ‘낙하산’ 논란에 휩싸인 서강금융인회(서금회)의 핵심 인사로 알려진 것은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행장은 1월25일 수출입은행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 회장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질문을 받자 “정책금융기관은 정부기관과 비슷하기 때문에 수장으로 임명되면 선택권 없이 따라가는 것”이라며 “나도 차기 산업은행 회장 인선이 궁금하고 갑갑하다”고 대답했다.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회장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 내부인사 승진론도 제기 홍 회장의 후임자가 산업은행 내부에서 인선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차기 산업은행 회장은 올해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중책을 맡아야 한다. 이 때문에 기업구조조정 경험이 풍부한 내부인사를 회장으로 뽑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부 인사로는 구동현 KDB산은캐피탈 사장이 유력하게 거명된다. 구 사장은 1982년 산업은행에 입행한 ‘산은맨’으로 KDB산은금융지주 부사장과 KDB대우증권 사장 직무대행 등으로 일했다. 구 사장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과 성균관대학교 동문이다. 김영기 전 KDB산은캐피탈 사장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김 전 사장은 산업은행의 주요 부문 부행장을 모두 역임했으며 안종범 수석과 같은 대구 계성고등학교를 나왔다. 류희경 산업은행 전무이사와 산업은행 출신인 김윤태 KB데이타시스템 사장도 차기 산업은행 회장후보로 물망에 올라 있다. 차기 산업은행 회장은 금융위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결정된다. 금융위는 곧 몇몇 후보를 청와대에 제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