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차량용 올레드 빅사이클 앞둬, 정철동 임기 첫해 흑자 노린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 사장(사진)이 내년 차량용 올레드(OLED) 사업에 힘을 줘 영업 흑자전환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내년 차량용 올레드 '빅사이클'을 만나 사업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강점을 가진 차량용 올레드 사업에 힘줘 흑자전환에 힘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차량용 올레드 패널 채택이 확대되고 있어 정 사장이 안정적 실적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차량용 올레드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벤츠, GM, 포르쉐, 페라리, BMW, 현대차, 볼보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프리미엄 자동차를 중심으로 올레드 패널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며 “특히 내년에는 IT용 올레드와 함께 차량용 올레드에서 급격한 성장세가 나타나는 빅사이클이 도래할 것으로 예상돼 LG디스플레이도 이를 염두에 둔 경영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올레드 사업 확대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배경에는 전장 시장의 빅사이클 도래뿐만 아니라 주력 사업인 TV용 대형 올레드 패널 시장의 불확실성도 자리잡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계열사인 LG전자는 올해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수요 둔화뿐만 아니라 올레드TV의 주력 시장 가운데 하나인 유럽의 지정학적 위기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에 정 사장은 불확실성이 높은 TV용 올레드보다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성장성이 뚜렷한 차량용 올레드 사업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용 올레드는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경쟁사 포화 등으로 TV 시장 규모가 답보상태에 머무르는 것과 상반되게 성장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7년 차량용 올레드 시장규모는 올해와 비교해 5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올레드 시장의 7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어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볼 공산이 크다. 

올레드는 LCD와 비교해 소비전력과 무게감소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지닌데 더해 휘어지는 제품도 만들 수 있어 전기차 및 자율주행 시장 확대와 함께 적용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19년 기준으로 차량용 올레드의 평균 단가는 스마트폰 올레드와 비교해 1.7배 가량 비싼 고부가 제품이라 LG디스플레이 실적개선에도 보탬이 될 공산이 크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2분기 이후 올해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2022년 영업손실 2조850억 원을 본데 이어 올해도 영업손실 2조5605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차량용 올레드 빅사이클 앞둬, 정철동 임기 첫해 흑자 노린다

▲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모습. < LG디스플레이 >

정 사장은 올해 연말인사에서 새로 LG디스플레이 수장을 맡은 만큼 LG디스플레이가 잘하는 사업인 차량용 올레드 사업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흑자전환에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휘는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한 플라스틱 올레드와 투명 올레드뿐 아니라 가격경쟁력을 높인 하이브리드 올레드(플라스틱 올레드의 기능을 가지면서도 유리기판을 사용해 제조원가를 낮춘 제품)와 롤러블(마는) 올레드까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사장은 실적 부진의 주원인이 됐던 LCD사업을 접는 일을 빠르게 진행하면서 차량용 올레드 생산능력을 높이는 한편 고객 확대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과거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 시절에도 비주력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잘하는 사업에 속도를 더하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성과를 거뒀다.

이를 위해 2008년부터 2019년까지 12년 연속 적자를 내던 LED사업 가운데 가장 사업성이 떨어지는 조명용 LED 사업을 정리하기 위해 LG이노텍은 2019년 10월 생산직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그 뒤 2020년 상반기에는 생산을 완전히 중단한 바 있다.

또 2019년 12월에는 스마트폰용 메인기판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업체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더 이상 수익성이 담보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 사장은 2020년 LG이노텍 창립 50돌을 맞아 카메라모듈(광학솔루션), 기판소재, 전장부품 등 3가지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2025년 영업이익 1조 원을 거두겠다고 발표했는데 카메라모듈 사업의 급성장으로 당초 예상보다 4년이나 앞선 2021년 목표를 이뤘다.

증권업계에서는 정 사장의 과감한 경영스타일이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IT용 올레드 확대에 힘주고 있는데 이어 전장용 올레드까지 사업을 확장하면 빠르게 영업흑자 전환을 이룰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정철동 사장은 지난 5년 간 LG이노텍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저성장 사업을 과감하게 매각하고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실적 개선을 이뤘다”며 “이런 경영스타일은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