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3-07-11 13:56:54
확대축소
공유하기
▲ SK텔레콤이 경제악화에도 통신3사 가운데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면서 추가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2023년 3월28일 SK텔레콤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SK텔레콤 >
[비즈니스포스트] SK텔레콤은 올해 경기악화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3사뿐 아니라 SK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텔레콤의 이익체력이 강화되면서 유영상 대표이사 사장이 조만간 자사주 취득이나 소각과 같은 추가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이동통신3사 가운데 가장 우수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KT와 LG유플러스가 모두 2022년 1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던 것과 달리 SK텔레콤은 지난해 1분기보다 14.4% 증가한 494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2분기에도 비슷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며 “이동전화매출액 성장률이 2%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마케팅비용·감가상각비가 정체됐을 것으로 추정되며 물가상승에 따른 제반 경비 상승 영향도 올해 들어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SK텔레콤에는 이동통신사업 외에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등 B2B(기업간거래)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가입자를 크게 늘려 SK텔레콤 실적에 보탬이 되고 있다.
5G 과장광고와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160억 원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나 SK텔레콤의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SK텔레콤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은 최근 SK하이닉스, SKC, SK이노베이션과 같은 다른 SK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영업적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되는 점과 대조돼 더욱 부각된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는 SK텔레콤이 안정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조만간 추가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CAPEX(설비투자)’의 30~40% 수준을 연간배당재원으로 설정해 분기 배당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처럼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설비투자가 줄어든다면 연간배당재원이 늘어날 수 있는 구조다. SK텔레콤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약 2조6천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 2조9천억 원에서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영상 사장도 올해 3월 SK텔레콤 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통한 주가부양 방안을 고민 중이다”며 “주요 경영진 평가에 주가 비중이 높은 만큼 앞으로도 최선 다해 주가를 높일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 SK텔레콤은 배당금 상향,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배당금을 기준으로 한 SK텔레콤의 10일 종가기준 2023년 기대배당수익률은 7.4% 정도인데 올해 이익성장을 감안하면 최대 10%까지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하나금융 등으로부터 배당수익이 발생함에 따라 추가 주주환원 기대감이 현실화될 시점”이라며 “추가 주주환원을 감안할 경우 2023년 기대배당수익률이 9%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상당히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은 올해부터 SK브로드밴드에서 새로운 배당 수익이 발생하고 2022년에 취득한 하나금융지주 지분 3.1%에서도 배당금이 들어올 수 있다. SK브로드밴드와 하나금융지주에서 유입되는 배당금은 약 2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SK텔레콤이 2천억 원의 배당금 유입액 일부를 자사주 취득 및 소각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SK텔레콤은 2021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발행주식총수의 10.76%에 이르는 2조6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하기도 했다.
SK텔레콤 경영진도 자사주 소각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진원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5월10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가가 저평가돼 자사주 매입이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SK브로드밴드와 하나금융으로부터 배당수익이 들어오고 지난해와 올해 실적 개선분으로도 재원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주가가 적정가치보다 과도하게 하락한 만큼 자사주 매입 효과가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SK텔레콤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약 17% 하락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5G와 신사업 등 투자할 곳이 많고 이미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보다 기대배당수익률이 높은 만큼 오히려 배당금 삭감 가능성도 제기된다. KT와 LG유플러스는 기대배당수익률이 6%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해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인 방법과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