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리오프닝에 엔화약세 효과까지 더해져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늘면서 국내 항공주가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항공주 주가는 올해 증시 반등흐름에서 소외된 채 움직였다. 하지만 6월 들어 완연한 여행수요 회복과 유가하락에 따른 실적회복 모멘텀이 두터워지면서 주가가 오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항공업계가 ‘역대급’ 연중 실적을 쓸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리오프닝에 엔저 효과로 살아나는 여행 수요, 항공주 비행 고도 높이나

▲ 코로나19 동안 억눌려 있던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항공주를 향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들어 대한항공 주가가 11.01% 주가가 올랐다.

진에어(9.70%), 제주항공(7.96%), 티웨이항공(10.73%), 에어부산(10.76%) 등 저비용항공사(LCC) 주가도 나란히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0.19% 내리면서 제자리걸음을 이어가는 가운데 견조한 상승흐름을 나타냈다.

이날에만 대한항공(1.89%), 아시아나항공(1.47%), 제주항공(1.55%), 티웨이항공(1.25%), 에어부산(3.24%) 등 항공주 주가가 일제히 오르기도 했다. 

최근 항공주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배경에는 실적개선 기대감이 있다. 엔데믹 이후 첫 번째 여름휴가시즌을 맞은 가운데 그동안 억눌려있던 여행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수요는 최근 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세계 최대 항공사 델타항공은 전날 2분기, 연간 순이익 실적 전망을 상향조정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델타항공은 증가한 여행수요에 힘입어 2분기에 분기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전날 델타항공(6.84%) 주가가 급등했으며 젯블루(8.82%), 아메리칸에어라인스그룹(5.54%), 유나이티드 항공(5.08%) 등 미국 항공사 주가가 동반 상승하기도 했다. 

국내 해외여행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일본 엔화 가치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일본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수요를 이끌고 있다. 불황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장거리보다는 중/단거리 노선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리오프닝에 엔저 효과로 살아나는 여행 수요, 항공주 비행 고도 높이나

▲ 제주항공은 운항과 수송인원 기준으로 모두 코로나19 이전 사업량을 이미 초과했다. <제주항공> 


이에 일본과 같은 단거리 노선에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인천공항의 수숭통계에 따르면 5월 항공기 운항횟수는 2만7860회로 2020년 1월 이후 최대수준을 기록했다”며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는 코로나19 이전 사업량을 이미 초과했다”고 분석했다.

항공유 가격이 낮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는 점도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IATA에 따르면 지난주(19~23일) 평균 항공유 가격은 배럴 당 97.6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가격보다 29.5% 낮은 수준이다. 증가한 사업량에도 연료비용이 제한적으로 증가하면서 실적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3분기 여름 성수기, 9월 추석연휴를 맞아 저비용 항공사 실적이 역대급 실적을 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7~8월 휴가, 9월 추석 연휴가 있어 내내 일본과 동남아시아 노선이 호황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중 저비용항공사 실적은 ‘역대급’이란 수식어가 필요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애초 항공주 주가는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에 따라 주가가 오를 것이란 전망에도 올해들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운임이 내릴 수 있다는 우려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지연 소식 등 개별기업 이슈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사 주가는 1분기 역대급 이익에도 이연수요의 피크아웃(고점을 찍고 내리는 것)과 경쟁 재개에 따른 과잉공급 우려로 부진하다”며 “여름 성수기에는 다시 공급부족이 부각될 것으로 운임이 얼마나 선방할지, 그리고 여름 예약률이 얼마나 올라올지 지켜보며 기회를 노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