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연구개발 투자의 성과 수확  
▲ 구본무 LG그룹 회장.

LG화학, 세계 최대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 공급.

구본무 LG그룹 회장, 국내 최대 규모 연구개발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의 건설현장 방문.

구본무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연구개발에 대한 ‘뚝심’을 보여주는 사례다.

LG화학이 16일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에너지저장장치에서도 전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날, 구 회장은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건설되는 LG사이언스파크 건설현장을 찾았다.

구 회장은 2020년 완공을 목표로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개발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 건설에 4조 원을 투입하고 있다.

LG화학이 미국 AES에너지스토리지에 2020년까지 공급하기로 한 1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는 전기차 5만대, 스마트폰 9천만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1GWh는 최소 3천억 원에서 최대 6천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LG화학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32%의 점유율로 1위에 올라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용량과 안정성 등에서 LG화학의 중•대형 배터리 기술력은 경쟁업체보다 크게 앞선다”고 평가했다.

LG화학이 배터리 부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 데에는 구 회장의 리더십이 자리잡고 있다.

구 회장은 1991년 부회장 시절 영국의 원자력연구원을 들렀다 2차전지에 관심을 지니게 됐다. 구 회장은 한번 쓰고 버리는 전기가 아니라 충전을 하면서 반복해 사용하는 2차전지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구 회장은 2000년 미국에 연구법인까지 설립하며 개발을 이끌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배터리 사업은 쉽지 않았다.

2001년 일본 업체에 뒤처지며 내부에서 사업을 접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2005년에는 2천억원 가까운 대규모 적자까지 냈다.

그러자 일부 임원들은 사업을 포기하자고 했다. 하지만 구 회장은 “이 사업은 포기할 수 없다”며 “우리 미래를 책임질 동력이다”고 임원들을 독려했다. 그는 “끈질기게 하다 보면 꼭 성공할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2007년 2차전지 사업에서 첫 연간 흑자를 냈다. 2009년에는 GM의 전기자동차 ‘볼트’용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구본무 회장은 격의 없고 소탈한 총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공식행사에 나올 때 비서 한 명만 대동하는 경우가 많다. 말을 하기보다는 주로 듣는 쪽이다.

하지만 방향이 정해지면 밀어붙이는 추진력은 대단하다. 그래서 ‘뚝심의 경영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구 회장이 원천기술 확보를 강조하며 연구개발에 줄기차게 투자하는 것을 보면 이 말을 실감나게 한다.

LG그룹은 해마다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왔다. 연구개발비에 2012년 4조8천억 원, 2013년 5조4천억 원, 2014년 5조9천억 원에 이어 올해는 6조3천억 원을 배정했다.

구 회장은 평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사업성과에 대한 LG의 판단기준은 한해 동안 거둔 이익만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씨를 뿌리고 시장을 이끄는 시도를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올해는 구 회장이 LG그룹 회장에 오른지 20년이 되는 해다. 구 회장은 1995년 2월22일 취임 당시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 과감히 도전해 최고를 성취하는 강한 LG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