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별 성향 추정.<하나금융투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금통위원)들이 8월 회의에서 더욱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성향을 보였지만 여전히 10월에 금리를 올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일 “8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분석한 결과 일부 금통위원의 매파 성향이 강화됐고 최근 정치권의 금리 인상 언급 등도 있었지만 실제 올해 금리 인상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매파적 성향(통화 긴축 선호)을 보이는 금통위원들은 더욱 매파적 성향이 짙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연구원은 “8월 의사록에서 금통위원들의 성향은 강한 매파 2명, 약한 매파 1명,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 성향을 띈 중도 2명, 강한 비둘기 1명으로 추정된다”며 “8월 의사록이 유난히 매파적으로 해석됐던 이유는 고승범 금통위원으로 추정되는 위원이 7월과 달리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균형 문제를 상당히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윤면식 금통위원으로 추정되는 위원은 “물가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가 낮은 공공요금 때문이라면 통화정책을 신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말해 물가가 목표치를 밑돌더라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반대로 비둘기파적 성향을 보인 위원들은 내수 부진에 주목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연구원은 “임지원 금통위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됐으며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며 “신인석 금통위원으로 추정되는 위원은 물가 상승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 금리 인상에는 반대했다”고 해석했다.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매파적 성향을 지닌 금통위원들과 비둘기파적 성향을 보이는 금통위원들이 치열한 논쟁을 벌이겠지만 부진한 고용지표와 성장률 둔화 등 때문에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7~2.8%로 하향조정하고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내려잡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발표될 9월 취업자 수 지표가 악화될 가능성도 상당해 여러모로 부담이 적지 않다”고 봤다.
그는 “그럼에도 금리 인상이 실시된다면 경기 개선을 동반하지 않은 인상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 싸이클이 종료됐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궁극적으로 기준금리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