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2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뱅크 본사에서 열린 '핀테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인터넷전문은행이 국회와 금융위원회의 지지로 은행과 산업분리 완화 입법을 놓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관계 인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은산 분리 완화 논의에 불을 붙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1일에 이어 23일에도 핀테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현장간담회에 직접 참여하며 다시 한번 인터넷전문은행법 등 핀테크산업 성장을 위한 규제의 재정비를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법과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의 이른 입법을 위해 국회와 협력하고 있다”며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을 혁신적으로 이끄는 데 현행 은산 분리 등 법률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이사는 “정보통신기술기업이 은산 분리 규제가 지정한 4%의 소수 지분으로는 인터넷전문은행 경영에 활발히 참여할 수 없다”며 “정보통신기술기업과 인터넷전문은행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핀테크산업도 빠르게 커지고 있어 국내 핀테크가 세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제도의 뒷받침이 절실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핀테크에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최 위원장은 “네거티브 규제 등을 통해 정보통신기술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 등 금융권과 원활히 협력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네거티브 규제란 법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한 것 이외의 것은 모두 허용하는 방식의 규제체제다. 반대 개념은 포지티브 규제로 법에서 허용한 것 말고는 모두 금지되는 것을 말한다.
국회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후반기 구성이 은산 분리 완화에 우호적 태도를 보이는 의원으로 재편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규제 완화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금융권 전반에 퍼지고 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무위원장을 맡았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로 선임됐다.
민 의원과 정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주최할 만큼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해 은산 분리를 완화해야 한다는 편에 서 있다.
정 의원은 2016년 11월4일 20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가장 먼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안을 내놓기도 했다. 정 의원 법안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서 산업자본이 은행자본의 지분을 34%까지 보유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반기 정무위원회에서 박용진, 이학영,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은산분리 고수를 강력히 주장했는데 박 의원이 교육위원회로 자리를 옮기고 이 의원은 정무위원회 간사에서 내려왔다.
정무위원회는 25일 후반기에 처음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에게 첫 업무보고를 받는다. 인터넷전문은행 은산 분리 규제 완화가 비중있게 다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은산 분리 완화 등에 협조의 뜻을 비치면서 은산 분리 기조가 강하던 여당 내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 법안을 지지하는 의견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은산 분리 완화와 관련해 지금부터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최종적으로 법안이 효력을 발생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며 “정무위원회를 통과하는 것은 1차 관문이고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9월 국회 본회의에서 본격 입법 논의를 시작한다면 2018년 말이나 2019년 초에 실질적 입법 혜택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