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종교적 이유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돼 6일 2심 재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받고 법정구속된 김모씨에게 직권으로 보석을 허가했다고 11일 밝혔다.
▲ 서울 서초구 대법원 모습.
대법원이 헌법재판소의 병역법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보석 허가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모씨는 대법원에서 심리하고 있는 205건의 종교적 병역거부 사건 피고인 가운데 유일하게 구속된 상태였다.
김씨는 2017년 5월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종교적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병역거부자에 대체복무제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김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김씨를 구속하지 않았으나 2심에서는 법정구속됐다.
대법원의 이번 보석 결정은 대법원 직권에 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8월30일 종교적 병역거부 사건 두 건에 전원합의체 공개변론도 앞두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6월28일 병역법 제5조 제1항(병역종류조항)을 놓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종류조항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재판관 6명의 헌법불합치, 3명의 각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국회는 2019년 12월31일까지 이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헌법불합치는 헌법에는 어긋나지만 바로 위헌 결정을 내리면 사회적 혼란이 생길 수 있어 일시적으로 법의 효력을 인정하는 위헌 결정 방식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