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중국 국영매체 차이나뉴스서비스에 따르면 중국 해운사 코스코시핑이 중국 국영 조선사그룹 CSSC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받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컨테이너선을 보유하게 됐다.
코스코시핑이 CSSC그룹 조선사로부터 인도받은 컨테이너선은 2만1237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이다. 홍콩 선사 OOCL의 2만1400TEU급 컨테이너선에 버금가는 것으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고 중국에서는 가장 큰 컨테이너선이다.
차이나뉴스서비스는 “이번에 인도된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친환경적으로 개발됐고 중국에서 처음으로 지능성 선박 시스템도 탑재됐다”고 보도했다. 코스코시핑은 2019년에 이와 동일한 사양의 컨테이너선을 CSSC그룹으로부터 5척 더 인도받는다.
한국 조선사도 긴장을 늦출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CSSC그룹이 코스코시핑과 당초 약속했던 인도시점을 지켰다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할 능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는데 인도시점을 지킨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그동안 한국 조선사가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구축해 놓은 분야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9월 글로벌 2위 컨테이너선사인 MSC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각각 6척과 5척 수주했다.
전 세계에서 2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20여 척 정도 주수한 조선사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뿐이다. 컨테이너선 인도실적만 살펴봐도 조선3사와 현대미포조선은 컨테이너선을 모두 1천 척 넘게 인도해봤는데 이는 CSSC그룹 주력 조선사인 후동조선과 상해외고교조선의 20배가 넘는다.
삼성중공업은 홍콩 선사 OOCL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건조해 인도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2만1천TEU급 컨테이너선 건조실적은 한진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프랑스 해운사 CMACGM으로부터 수주했던 것이다.
이때문에 업계에서는 글로벌 초대형 컨테이너선시장에서 존재감이 미약했던 중국 조선사가 중국 선사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제때 인도한 것을 놓고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조선사들의 기술력이 아직 한국 조선사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선주들이 건조경험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중국 조선사가 중국 선사의 발주에 힘입어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의 실적쌓기에 나섰을 뿐 기술 경쟁력을 온전히 갖춘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 코스코시핑이 보유하고 있는2만TEU급 컨테이너선. <코스코시핑>
중국 조선사가 글로벌 대형 선사로부터 일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조선사가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경쟁에서 훨씬 앞서있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 조선사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실적은 중국 선사들로부터 비롯된 것이므로 전 세계 선사들을 상대로 수주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여전히 초대형 컨테이너선부문에서는 한국 조선사들이 해외 선사들로부터 수주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CSSC그룹은 2017년 8월 프랑스선사 CMACGM으로부터 2만2천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당초 현대중공업이 유력한 수주후보로 여겨졌지만 중국 정부가 파격적 조건의 선박금융을 지원하면서 CSSC그룹이 승기를 쥐었다.
이를 놓고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조선사가 CMACGM으로부터 일감을 따낸 것은 단지 중국의 자본력 때문”이라며 “CMACGM이 속한 해운동맹에 중국 선사가 속해 있다는 점도 이 점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은 발주 전망이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증권은 올해 컨테이너선이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규모가 모두 170만TEU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발주 규모가 2017년보다 125% 증가하는 것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의 크기가 클수록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 수도 많아지기 때문에 운송비용을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운항 효율도 좋아진다”며 “해운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컨테이너선사들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보기 위해 컨테이너선 크기를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