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유리천장' 지수에서 2년 연속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여성 대통령이 나오고 여권 신장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현실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고위공직자 중 여성 비율은 후퇴했다.
▲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현재 유일한 여성 장관이다 <사진=뉴시스> |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이 일터에서 동등한 기회를 얻는지를 보여주는 유리천장 지수를 발표했다. 항목별 가중치가 다르게 설정된 이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15.5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1위인 노르웨이는 78.7점으로 우리나라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일본은 20.0점을 기록했다.
특히 남성과 여성의 연봉격차는 37.5%로 OECD 평균인 15%에 비해 20% 이상 차이가 났다. 그 밖에 고위 관리직 중 여성 비율 9.6%(OECD 평균 31.6%), 이사회 중 여성 비율 1.9%(OECD 평균 12.5%) 등 대부분 지표에서 평균을 밑돌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여성 평등이 모든 사람을 위한 진보”라며 "한국은 갈 길이 멀었다"고 꼬집었다. UN에서 발표한 세계 여성의 날 표어는 “여성평등은 모든 사람을 위한 진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도 15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바로 앞 순위인 일본은 35점이었다.
우리나라는 2013년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여권신장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 최초 공기업 CEO인 최연혜 코레일 사장, 최초 금융기관장인 권선주 기업은행장 등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성 1호라는 상징적 인사들을 걷어내고 보면 박근혜 정부는 그다지 여성 친화적이지 않다. 17명 장관 중 현재 여성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한 명이고 차관을 포함해도 4명밖에 되지 않는다. 장차관급 인사 중 여성 비율은 고작 5.5%이다. 노무현 정부 때 21%, 이명박 정부 때 13%였던 것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지는 수치다. OECD 평균은 24%다.
박근혜 정부에서 기대와 달리 여성인재를 찾기 어려워지자 이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한정애 민주당 대변인은 “대선 때 약속했던 여성인재 10만 명 양성과 같은 여성공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유리천장을 깬 여성 1호 간담회’를 열었다. 조 장관은 “젊은 여성의 약진이나 활약은 괄목할 만하지만, 조직에서 아직 여성 1호를 기념해야 할 만큼 관리자급 여성을 찾아보기 힘든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장에서 정책이 그림의 떡이 되지 않기 위해선 기업이 여성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 권선주 기업은행장, 조희진 서울고등검찰청 차장검사, 김영란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박경순 국민건강보험공단 상임이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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