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가 대폭 감소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지배구조 개편 노력이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지난해 지정된 57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순환출자 변동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 1년 동안 기존 순환출자 85%가 해소됐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2017년 5월1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31개, 9월1일 공시대상기업집단 57개를 지정했다.
공정위는 이들에게서 자료를 제출받아 순환출자 현황을 점검했다.
지정일 기준으로 10개 기업집단에 282개 순환출자고리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4월20일 기준으로 6개 집단 41개 고리만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롯데그룹이 지분 매각과 2단계에 걸친 분할 합병을 통해 67개 순환출자고리를 완전히 해소했다.
농협도 순환출자고리에 있는 계열사 소유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함으로써 순환출자고리 2개를 모두 정리했다. 대림그룹은 순환출자고리에 있는 계열사가 자신에게 출자한 다른 계열사 보유 주식을 자사주로 매입해 순환출자 고리(1개)를 끊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총수 일가가 순환출자고리 안의 계열회사 출자 주식을 매입해 순환출자 고리 3개를 모두 해소했다. 영풍그룹은 공익재단 증여와 지분 매각 등으로 순환출자를 해소해 7개 고리 중 6개를 해소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SM그룹이 계열사 사이에 네 차례 지분 매각을 통해 158개의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했다.
자발적 순환출자 해소 외에 법률상 의무에 따라 순환출자가 해소된 사례도 있었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형성되거나 강화된 순환출자고리가 존재했는데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전부 매각해 순환출자고리 3개를 해소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순환출자고리를 형성했다. 고리 내 출자 지분을 제3자에게 전량 매각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순환출자고리가 남은 대기업집단은 삼성(4개), 현대자동차(4개), 현대중공업(1개), 영풍(1개), 현대산업개발(4개), SM(27개)이다.
이들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구체적으로 해소 계획을 발표하고 그 외 기업집단도 해소 방침을 밝히는 등 추가적 순환출자 해소 계획 공개도 이어지고 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해소 노력과 관련해 “편법적 지배력 확대 관행에서 벗어나 경영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구조적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며 “순환출자가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에서 차지하던 역할과 비중이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공정위는 “각 기업집단이 경영 현실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 자발적으로 해소한 점도 긍정적”이라며 “대기업집단이 순환출자 해소를 시작으로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소유·지배구조를 더욱 개선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