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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인파들이 지난 21일 경기 광명 이케아 광명점에 입장하고 있다. |
‘가구 공룡’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에 개점 이후 3일 만에 5만여 명이 몰렸다.
광명 가구거리에 발길이 끊겨 이케아 공포가 현실로 나타났다. 이케아가 생활용품도 많이 파는 바람에 광명지역 상인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 한파를 이겨낸 이케아 열풍
이케아코리아는 18일 광명점을 연 뒤 3일 동안 4만8천여 명이 방문했다고 22일 밝혔다. 한파에도 불구하고 20일 토요일에만 3만 명이 이케아 광명점을 찾았다.
이케아 광명점 주차장 입구에 들어서는 데만 40분이 걸리고 주차 뒤에도 1시간 동안 줄을 서야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케아 매장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날개 돋힌 듯 팔렸다. 개장 이후 3일 동안 이케아 식당에서 핫도그 1만1천 개, 커피 1만 잔, 미트볼 6만 개가 판매됐다.
그러다 보니 “가구보다 더 많이 팔린 게 음식”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이케아 식당은 기존 쇼핑몰 푸드코트와 달리 카트 위 쟁반에 원하는 음식을 담아 계산하고 나오면 된다.
울프 스메드버그 이케아코리아 마케팅 매니저는 “이케아는 합리적 가격으로 다양한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공개했다”며 “특히 가격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소비자들이 많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케아 매장에서 가장 인기를 끈 제품 분야는 어린이 용품으로 나타났다. 이케아는 아이를 데려온 부모들이 쇼핑하는 동안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스몰란드’라는 공간을 1시간 동안 무료로 제공한다.
이케아는 국내진출 전부터 가정방문 조사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이 아이 교육을 중시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생활’을 이케아 광명점의 주제로 삼았다.
이케아는 2020년까지 국내에 4개 매장을 추가로 열고 직원 3천여 명 이상을 고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대형마트보다 강력한 이케아 공포
이케아가 대형마트와 제품이 겹치는 품목이 많은 반면 정부의 규제를 받고 있지 않아 인근 지역상인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케아는 대형마트와 겹치는 제품을 다수 판매한다. 이케아 판매제품 가운데 60% 이상은 가구가 아닌 인형, 물감, 어린이 장난감, 냄비 등 생활용품이다.
하지만 국내 대형마트처럼 의무휴일제나 영업시간 제한과 같은 규제로부터 자유롭다. 이케아가 영업허가를 받을 당시 ‘종합유통업체’가 아닌 가구만 취급하는 ‘전문유통업체’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케아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과 통로로 연결돼 있어 사실상 쇼핑몰의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 이케아 근처에 대형마트인 코스트코도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광명 전통시장이 타격을 크게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안경애 광명시장 협동조합 이사장은 “이케아가 가구뿐 아니라 생활용품도 취급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 하는 상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광명 가구거리의 지역상인들은 “이케아 개장 이후 방문고객이 70% 이상 줄었다”며 “이케아에 맞설 저렴한 가구를 들여놓았지만 제품구매를 떠나 방문고객 자체가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케아 광명점의 연매출은 대형마트 점포당 최대 연매출인 2천억 원을 뛰어넘는 3천억 원 수준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