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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자문사 목소리 갈수록 커져, 투명하고 전문적인가는 의문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8-03-23 16: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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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자문사들이 스튜어드십코드 확대를 앞두고 영향력이 커지면서 의결권자문사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외 의결권자문사들은 스튜어드십코드 확대를 앞두고 주주총회 시즌에 적극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과 관련된 의견을 내고 있다.
 
의결권자문사 목소리 갈수록 커져, 투명하고 전문적인가는 의문
▲  22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신한금융지주회사 제17기 정기주주총회 모습.<뉴시스>

의결권자문사는 주요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기관투자자들에게 찬성과 반대 의견을 권고하는 곳을 말한다.

현재 한국에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서스틴베스트, 대신지배구조원,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 국내 자문사 4곳과 ISS와 글라스루이스 등 글로벌 자문사 2곳이 활동하고 있다.

여러 나라의 기업들에 투자하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기업을 자세하게 파악하기 위해 의결권자문사에 자문을 구하고 있다.

의결권자문사의 권고는 말 그대로 권고이지만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자문사의 권고를 많이 참고해 투표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적으로 담당부서나 위원회 등을 마련해 각 안건을 논의하기엔 효율성이 낮은 데다 의결권자문사의 권고와 다른 결정을 하려면 권고 내용를 반박할 근거를 제시해야하는 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상장사들의 주주총회가 3월 말에 집중적으로 열리는 만큼 각 기업의 주총 안건을 세밀하게 살피기 어렵다는 현실적 어려움도 있다.

국내에서도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의결권자문사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높다.

스튜어드십코드란 기관투자자가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해 주주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하는 의결권 행사지침을 말한다.

글로벌 의결권자문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ISS도 2003년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관투자자의 주주총회 투표를 의무화하면서 급성장했다.

3월 초 기준으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국내 자산운용사 25곳 가운데 NH-아문디자산운용 등을 제외한 대부분 자산운용사들은 의결권자문사에게 자문을 구하고 있다.

다만 의결권자문사가 주주 의결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이에 따른 결과에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았음에도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국내 의결권자문사는 컨설팅업이나 여론조사업 등으로 등록된 것과 달리 미국 의결권자문사들은 투자자문업으로 등록돼 미국 금융당국의 관리를 받고 있다.

상장사들이 의결권자문사를 상대로 상장사에 유리하도록 로비를 벌이더라도 국내에서는 이를 관리감독할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셈이다.

국민연금은 2015년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ISS의 반대권고와 달리 찬성의견을 낸 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삼성그룹의 거래가 있는 결정아니었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의결권자문사들이 역량과 비교해 과도한 권한을 쥐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국내 의결권자문사 4곳에서 일하는 직원 수를 다 합해도 200여 명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상장사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하는 인력은 한 회사당 20명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총회 시즌에 계약직 등으로 인력을 늘려 자문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소액주주들도 의결권자문사의 권고의견에 관심을 쏟고 있다”며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본격화될수록 의결권자문사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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