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관계자는 14일 “해운 재건 5개년 계획과 관련해 보고서 등 세부내용을 다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작업에 시일이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애초 2월 말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내놓기로 했지만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특별한 쟁점이 있어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마무리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르면 3월 말, 늦어도 4월 초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해운업 지원방향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어 현대상선이 신조 발주 계획을 추진하는 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현대상선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는 세부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에서 해운업 지원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놓기를 기다리고 있다.
유 사장은 지난해 말 서울 종로구 연지동의 현대상선 본사에서 열린 2018년 영업전략회의에서 “국민적 여망에 발맞춰 대형선 건조 프로젝트가 추진될 것”이라며 “현대상선은 대형선 건조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적 선사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정부 지원을 활용해 올해 상반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이 2만2천 TEU급 컨테이너선 12척과 1만4천 TEU급 8척을 발주할 것이라는 말도 나왔지만 발주 규모나 시기 등 구체적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현대상선은 설명했다. 1TEU는 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1개를 뜻한다.
현대상선은 2020년 국제해사기구가 환경규제를 본격화하는 데 대응해 올해 상반기 안에 신조 발주에 나서야 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조선사에서 일반적으로 선박을 새로 짓는 데 1년6개월에서 2년가량이 걸리는 데다 조선소 도크를 확보하지 못하면 더욱 오래 걸릴 수 있어 늦어도 올해 상반기 안에 신조 발주에 나서야 2020년에 앞서 새 선박을 확보할 수 있다.
선박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는 점도 현대상선이 정부의 발표를 애타게 기다리는 이유다.
현대상선은 발주 시기가 늦어지면 선박 가격이 높을 때 발주를 진행해야 해 비용부담이 커질 수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만3천 TEU급 컨테이너선 신조 가격은 3월 둘째주 기준 1억780만 달러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말보다 0.7% 올랐다.
세계 해운사들이 컨테이너선 발주를 늘리고 있는 만큼 컨테이너선 신조 가격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해운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현대상선은 운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
현대상선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운용해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운임 경쟁력을 키워 화주 유치를 늘릴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세계 상위권 해운사들은 컨테이너선 운임의 상승에 발맞춰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지속적으로 늘리며 운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14일 기준으로 선복 33만4679TEU를 보유해 세계 14위에 올라 있다. 선복이 세계 10위권 선사들 평균치보다 80% 적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3~5월 일반적으로 화주들과 운송계약을 체결하는 만큼 화주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올해 상반기 발주에 들어가야 한다”며 “발주 시기가 늦어지면 2020년 4월 해운동맹 재편과정에서 해운동맹에 가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