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인 D램에 생산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실제 출하량은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줄어 업황이 나빠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실적을 방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부진으로 모바일용 반도체 수요가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PC 출하량도 줄고 있어 업황에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지난해부터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수요가 지금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도 높다고 바라봤다.
자동차용 반도체와 사물인터넷 기기 등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처가 늘고 있지만 모바일용 반도체 수요 감소를 만회하기는 아직 부족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유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기업들이 이런 시장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시설 투자 규모가 늘어나는 반면 미세공정 전환에 고전해 실제 출하량 증가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D램 시설 투자에 들이는 금액이 지난해보다 65% 늘어나지만 D램 출하량은 약 24%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의 D램 시설 투자는 지난해보다 30% 늘지만 출하량 증가폭은 21%에 머무를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성능과 원가효율을 높일 수 있는 미세공정 생산라인 중심으로 투자를 벌이고 있는데 아직 생산수율과 양산 속도가 부진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유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공정 전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급부족이 발생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며 "이런 상황은 제조사의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세공정 생산라인의 효율이 낮아지자 시설 투자를 더 늘리려 하는 점도 고정비 부담을 키워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가적 시설 투자로 공급 증가율을 높이면 반도체 수요 약세와 가격 하락에 대처할 능력은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