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8-03-12 15: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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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새 스마트폰 ‘갤럭시S9’의 국내 소비자 반응이 시들하면서 이동통신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갤럭시S 시리즈가 출시될 때마다 불법보조금이 기승을 부리던 현상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9'.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9일부터 국내에서 사전개통을 시작한 갤럭시S9의 개통량은 약 18만 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작인 갤럭시S8이 같은 기간 26만 대를 개통한 것과 비교하면 70% 수준에 그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번호이동 건수도 갤럭시S8 때보다 대폭 감소했다.
갤럭시S9이 개통을 시작한 9일 이통3사의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2만4225건이었고 10일에는 1만9840건이었다.
갤럭시S8 개통 첫날 4만6380건의 번호이동이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휴대폰 매장 관계자는 “이번 주말에 갤럭시S9 구매를 위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많이 늘기는 했지만 갤럭시S8 때보다는 줄었다”며 “갤럭시S9을 물어본 뒤 갤럭시A8을 구매한 고객도 많았다”고 말했다.
갤럭시S9의 국내 반응이 예상보다 저조하면서 불법보조금도 대폭 줄어들었다.
‘불법페이백(공식 보조금 외에 현금을 추가로 주는 것)’의 성지로 알려진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는 현재 갤럭시S9을 4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갤럭시S9 64GB 모델의 출고가는 95만7천 원이다. 갤럭시S9 공시지원금은 최고 24만7천 원으로 책정됐는데 유통망 추가 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 3만7천 원과 불법페이백 25만 원을 받으면 최대 53만4천 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지난해 이통3사가 보조금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며 갤럭시S8에 최대 68만 원까지 불법보조금을 지급한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2배 이상 줄어든 것이다. 당시 출고가 93만5천 원에 출시된 갤럭시S8은 일부 유통점에서 10만 원대에 팔렸다.
과거와 같은 ‘보조금 대란’은 당분간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1월 ‘갤럭시S8 보조금 대란’ 사태를 조장한 이통3사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제재가 강화돼 이통3사가 유통점에 주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장려금은 주로 유통점이 고객에게 주는 불법보조금으로 활용된다.
SK텔레콤은 최근 판매장려금을 방통위의 가이드라인인 30만 원 이하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KT와 LG유플러스도 무선사업의 성장이 정체돼 출혈경쟁이 불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TE 서비스가 성숙기에 다다른 시점에서 단말기 교체 수요는 둔화될 수밖에 없다”며 “과거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가 이통3사의 마케팅을 좌우했으나 현재는 영향력이 줄어들어 앞으로도 이동통신시장의 과열경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