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금융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힘쓰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투자금융과 자산관리, 글로벌사업에 이어 자산운용부문에서도 그룹 협업체제를 꾸렸다.
신한금융지주는 그룹 매트릭스조직인 GIB(글로벌투자금융)사업부문과 WM(자산관리)사업부문, 글로벌사업부문에 이어 ‘그룹 투자운용사업부문’을 새로 만들었다.
그룹 투자운용사업부문은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신한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46조 원 규모의 고유자산 투자역량을 끌어올리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이 부문장을 맡아 지주 부사장과 은행 부행장,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신한생명 부사장을 겸직한다.
김 부문장은 1989년 동양증권에 입사한 뒤 경력 대부분을 채권 관련 분야에서 일해온 채권 전문가로 2012년 8월에 신한금융투자에 합류했다.
은행 출신이 아닌 데다 외부인사인 김 부문장이 투자운용사업부문을 이끌게 된 것인데 조 회장이 취임한 뒤 신한금융에 외부인사를 잇달아 영입하고 은행출신 인사들이 주요 사업을 맡았던 관행을 깨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올해 조영서 신한금융지주 디지털전략팀 본부장과 김철기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 본부장, 박승택 신한카드 인공지능(AI)랩장을 영입했다. 자회사인 신한대체자산운용과 신한리츠운용에도 은행 출신이 아닌 김희송 사장과 남궁훈 사장을 각각 앉혔다.
김 부문장은 각 계열사의 펀드매니저 등을 모아 기존에 은행을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이뤄지던 자산운용의 틀을 깨는 역할을 맡은 셈이다.
그룹의 자산운용업무를 통합하는 투자운용사업부문을 만드는 것은 조 회장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으로 일할 때부터 구상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이 거래를 주선하고 수수료를 받는 시장에서 투자를 하고 그 결실을 얻는 시장으로 점점 변해가고 있는 만큼 그룹의 고유자산을 효율적으로 투자할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그룹의 새 먹거리로 금융투자 중심의 자본시장을 점찍고 사업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그룹의 자본시장부문 수익 비중을 2020년 안에 14%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올해 신한PE(프라이빗에쿼티)를 신한대체투자운용으로 이름을 바꿔 기존에 다루던 사모펀드(PEF)운용뿐 아니라 대체투자도 본격적으로 다룰 채비를 하고 있다.
부동산자산관리회사인 신한리츠운용도 13번째 자회사로 설립했다.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부동산자산관리회사를 독립법인으로 세운 곳은 신한금융지주가 처음이다.
신한리츠운용은 출범한지 2개월여 만에 그룹 계열사의 협업을 통해 첫 거래를 따내기도 했다.
신한리츠운용은 판교 알파돔시티 6-4구역 오피스건물 입찰에서 낙찰자로 선정됐다.
경쟁사보다 100억 원 낮은 가격을 써냈지만 선순위대출은 신한은행과 신한생명이, 중순위 대출은 신한캐피탈과 신한금융투자가 맡기로 하는 등 구체적 자금조달계획을 제시한 점이 좋은 평가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