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이 실적과 주가 양쪽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상반기에 사드보복 여파에도 실적이 선방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도 올해 들어 25%가량 뛰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에서 이노션의 추격을 허용해 역전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지만 이제는 다시 격차를 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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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기 제일기획 대표. |
17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기획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 출시와 평창동계올림픽 덕분에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8월23일 미국 뉴욕에서 출시행사를 열고 갤럭시노트8을 공개한다. 그 뒤 9월15일부터 한국 등 주요국가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정식으로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제일기획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 출시로 광고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일기획의 세계 52개 자회사와 삼성전자의 해외 광고대행물량 등이 제일기획의 해외매출로 잡힌다.
하반기에 국내 광고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점도 제일기획 실적을 놓고 기대하도록 하는 요인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광고경기 예측지수(KAI)는 117.9다. 지난해 12월 조사된 2017년 연간 광고경기 예측지수 107.9보다 10포인트 늘어났다.
제일기획은 상반기 인력 효율화를 통해 앞으로 수익성을 더욱 좋게 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제일기획은 상반기에 영업이익 756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4.12%나 증가했다.
2분기에 영업이익 523억 원을 냈다. 2분기 영업이익이 500억 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일기획은 2015년 업계 2위 이노션과 영업이익 격차가 300억 원대까지 좁혀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나 지난해 둘의 격차가 다시 500억 원대로 벌어진 데 이어 상반기에도 큰 격차를 유지했다. 이노션이 상반기에 47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상반기에만 격차가 284억 원이나 벌어졌다.
제일기획은 상반기에 인도, 동남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영업총이익을 크게 늘렸는데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업총이익은 광고업계에서 매출을 대신해 쓰이는 지표로 외형을 가늠하는 데 쓰인다.
사드보복이 불거진 중국에서 영업총이익 감소폭도 심하지 않았다. 이노션이 상반기에 중국에서만 영업총이익이 40% 감소했던 것과 비교해 제일기획은 1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이노션에 바짝 따라잡혔던 시가총액 격차도 다시 크게 벌어지고 있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연초부터 매각설에 시달리면서 주가가 부진했다. 제일기획과 이노션의 시가총액 격차가 한때 800억 원대까지 좁혀지면서 역전을 허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두 회사의 시가총액 격차는 17일 종가 기준으로 8731억 원에 이른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구조개편작업의 일환으로 프랑스 광고회사에 제일기획을 매각하려는 협상을 진행했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결국 중단됐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매각이 무산된 뒤 삼성그룹 차원에서 경영진단을 받고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외형성장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광고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게 몸집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 뒤 제일기획은 해외시장 확대와 인수합병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월 캐나다의 마케팅 컨설팅 전문회사인 PSL을 인수했고 올해 안에 추가로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