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중국의 관세장벽을 넘어 고급차 제네시스를 내놓을 수 있을까?
1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 가운데 현대차 제네시스와 토요타 렉서스 정도가 아직 중국에 진출하지 못했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인피니티, 캐딜락 등이 중국에 진출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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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현대차는 2015년 국내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했고 지난해 8월에 미국에서도 제네시스 차량을 출시했다. 현대차가 미국 다음으로 공략할 해외시장으로 중국과 유럽이 유력하게 꼽힌다.
현대차는 현재 중국에서 제네시스를 출범할 시기와 방식 등을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는 2~3년 안으로 중국에서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이 수입차에 관세 25%를 부과하고 있어 현대차가 중국에서 제네시스를 출범하려면 관세장벽을 넘어설 방안을 찾아야 한다.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들은 중국에서 현지생산 방식을 통해 높은 관세를 피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닛산은 2014년 11월부터 중국에서 인피니티 차량을 생산했고 인피니티 중국판매는 지난해 4만 대를 넘겼다. GM은 이보다 앞선 2006년부터 중국에서 캐딜락을 생산했는데 캐딜락 중국판매는 지난해 처음으로 10만 대를 돌파했다.
포드는 2019년부터 중국에서 링컨 차량을 생산판매한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링컨 차량을 3만 대 이상 팔았는데 향후 중국 고급차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지생산 체제를 갖춰 대응하려는 것이다.
올해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는 3~5% 정도 늘어나겠지만 고급차 판매증가율은 3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현지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제네시스를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할 수도 있다.
현대차는 올해 8월 중국에서 충칭 5공장을 완공한다. 충칭 5공장이 정상가동하는 2018년 경에는 현대차의 중국 생산능력은 165만 대로 늘어난다.
그러나 중국 현지생산체제는 품질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 토요타가 중국에서 렉서스 출범을 보류한 이유도 품질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품질문제가 불거진다면 보급형 모델보다 고급차에 더욱 치명적이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제네시스 차량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제네시스 출범을 앞두고 제네시스품질실을 신설하는 등 상품성을 강화하는데 특별히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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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EQ900'. |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현대차가 현지에서 제네시스를 생산할 가능성도 커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서 현대차는 현재 미국에 차량을 수출할 때 관세를 내지 않고 있다.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에 높은 관세를 물리겠다고 엄포를 놓자 현대차는 향후 5년 동안에 미국에 3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올해 1월에 밝혔다. 투자금액 가운데 일부를 제네시스 등 고급차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데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이미 미국 앨라배마공장에 제네시스 차량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요 자동차시장인 미국, 중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이 현지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흐름”이라면서도 “제네시스의 중국 출시시점과 현지생산 여부를 아직 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