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헌법재판소 사찰의혹을 놓고 여야가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야당은 국정원을 강경하게 비판하며 특검 도입까지 거론하는 반면 여당은 ‘국정원 흔들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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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일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첫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롯한 여야 간사들은 7일 정보위원회에 이병호 국정원장을 불러 현안을 보고받는데 헌재를 사찰한 의혹도 포함하기로 6일 합의했다.
야당은 국정원에서 통상적인 정보수집의 차원을 넘어서 헌재를 불법으로 사찰했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정원이 헌재를 사찰했다는 의혹을 어물쩍 넘어가면 그냥 지켜보지 않겠다”며 “의혹을 밝힐 책임은 국정원에 있으며 나도 정보위원이라 들은 것이 많다”고 경고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정원에서 정부기관에 조정관을 파견해 정보를 수집한 관행을 인정하면서도 4급 간부 수준의 고위직을 헌재에 보낸 적이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국정원이 1월에 헌재로 파견하는 조정관을 4급 간부 A씨로 갑자기 교체한 일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A씨는 나와 대학교 동문으로 법조계에 발이 넓고 정보력이 놀라운 사람이다”며 “4급은 헌재라는 작은 기관을 담당할 수준이 아닌 데다 그를 파견한 사람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인맥인 최윤수 국정원 2차장인데 아무런 사찰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도 최고위원과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과와 상관없이 특검을 도입해서라도 국정원이 헌재를 사찰했다는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정원은 양승태 대법원장을 사찰한 의혹을 받았을 때도 단순한 동향수집으로 발뺌했는데 그것도 명백한 불법”이라며 “헌재 사찰의혹의 당사자가 양 대법원장을 사찰한 의혹의 장본인이고 ‘우병우 라인’으로 알려진 점만 봐도 이번 사안을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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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여당은 야당이 국정원의 사찰의혹을 정치공세에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6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은 헌재를 사찰했다는 의혹에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며 “야당도 카더라 수준으로 단정하지 말고 자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철우 의원도 여야 간사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이 헌재를 사찰했다는 의혹은 말이 안 된다”며 “전직 국정원 직원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캠프에 들어가 자료를 발설했고 민주당이 이번 의혹에 관련된 말을 SBS에 계속 흘린다는 소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SBS는 4일 국정원의 전직 고위간부를 인용해 “국정원 4급 간부인 A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진행하는 헌법재판소의 동향정보를 수집해 왔다”고 보도했다.
국정원은 5일 입장자료에서 SBS의 보도가 사실무근임을 주장하며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