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이 곧 발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개편 작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번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의 BU(Business Unit)체제로 개편하는데 궁극적으로 지주사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전 단계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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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각규 사장(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 |
롯데그룹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 지배구조를 상당부분 간소화했다. 2015년 초 420여 개에 이르렀던 순환출자 고리는 현재 67개로 84%가량 끊어졌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현재 남은 순환출자 고리 가운데 금액 면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이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이 각각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 7.9%, 3.9%”라며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고 각각의 투자회사를 합병해 대부분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롯데제과가 롯데쇼핑 7.9%, 롯데칠성 19.3%를 보유하고 있지만 인적분할을 통한 단독 지주사 설립은 어렵다”며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체제로 전환이 추진될 경우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혹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의 인적분할이 동반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주회사 설립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은 사업회사의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 출자하고 지주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는 주식 맞교환를 통해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업회사의 지분가치가 지주회사의 지분가치보다 높다는 것을 감안할 때 신 회장이 내놓는 사업회사 지분율보다 받게 되는 지주회사 지분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호텔롯데를 상장해 호텔롯데 투자회사와 앞서 만들어진 투자회사를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이상헌 연구원은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 롯데그룹의 지분율을 낮추면서 한국 롯데그룹을 독립적 구조로 운영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결국 호텔롯데 투자회사와 롯데쇼핑 지분이 주축이 된 지주사와 합병을 통해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의 확실한 오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텔롯데의 상장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첫 단추로 평가됐다.
호텔롯데 상장을 성공해야 롯데그룹은 일본 기업이라는 꼬리표도 뗄 수 있다. 호텔롯데가 일본롯데홀딩스와 광윤사, L투자회사 등 일본계 기업의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한 차례 상장이 무산됐고 재추진에도 여러 변수들이 있는 탓에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한 분할과 합병작업을 우선 처리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임원인사는 다음주 이사회와 맞물려 발표된다.
황각규 사장이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정책본부를 대신할 경영혁신실을 이끌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소진세 사장은 준법경영위원회나 사회공헌위원회를 맡을 것이라는 말이 나돈다. 소 사장은 2014년부터 대외협력단장을 맡아 인맥이 넓고 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준법경영위원회는 신 회장이 지난해 기자회견을 통해 신설하기로 약속한 회장 직속기구다.
4개 BU의 책임자는 각 사업군 대표 계열사인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제과나 롯데칠성음료, 호텔롯데 대표가 겸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